산업 산업일반

160m타워로 초고압선 생산·효율성 다 잡아

대한전선 당진공장 가보니

세계 최고 높이 전선타워서 전선 식히며 고품질 유지

제조공정 일관체제 갖춘 뒤 생산성 50%이상 높아져

사우디에 428억 규모 공급키로

대한전선 당진공장 VCV 라인에서 한 직원이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되는 KMT 프로젝트용 380kV급 초고압 케이블 절연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정민정기자

지난 9일 찾은 충남 당진군 장항리 대한전선 VCV(Vertical Continuous Vulcanization) 제조라인.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되는 KMT 프로젝트용 380kV급 초고압 케이블 절연 공정이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폴리에틸렌으로 도체의 표면을 감싸는 절연공정은 전력이 외부로 나가지 못하도록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이 관건이다. VCV타워에서 절연작업 뒤 초고압 공정에서 태핑-쉬스(sheatho외장 피복)-검사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 케이블은 전력기기 공장에서 만들어진 접속재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된다.


내년 말까지 사우디 서남부 도시 제다(Jeddah) 동부지역에 설치되는 것. 대한전선이 이미 케이블을 납품해 가동 중인 380kV급 변전소 사이를 연결하는 신규 전력망 구축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4,000만 달러(약 428억원) 규모로 초고압 케이블 생산 및 접속재 공급, 시공을 포함한 턴키 공사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2011년 하반기 본격 가동에 들어간 대한전선 당진공장은 36만㎡의 부지에 연면적 10만4,000㎡ 규모로 단일전선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초고압(66kV~500kV 케이블), 일반전력(66kV이하 케이블), 통신(DATA케이블과 같은 동 도체 케이블), 소재(구리 나선) 등 4개의 단위공장이 일관체제를 이루고 있다. 설비 면에서도 최첨단의 생산 라인을 갖추는 동시에 효율적 공정배치를 통해 생산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공장 한가운데에 주상복합 빌딩처럼 우뚝 솟은 초고압 타워인 VCV라인이다. 대한전선의 간판격 생산 품목인 초고압 전력 케이블이 바로 이 곳에서 생산된다. 높이가 160.5m에 이르는 이 타워는 케이블 품질을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준다. 높은 곳일수록 케이블이 냉각설비를 지나는 시간이 길어져 좋은 전선을 빨리 뽑아낼 수 있기 때문. 또 전력이 흐르는 도체가 중력 때문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한 가운데 자리 잡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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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수 대한전선 당진공장장(상무)는 "경기도 안양 등에 흩어져 있던 공장을 이곳으로 모은 뒤 생산성을 50% 이상 끌어 올릴 수 있었다"며 "특히 200도 이상 달군 구리선을 타워 끝까지 올린 뒤 내려오면서 식히고 절연체를 씌우려면 전선 타워가 높으면 높을수록 생산성이 높아지는데, 이를 제어하고 고품질을 유지하는 노하우가 바로 대한전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선타워는 당진에서도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세계 전선 타워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김 상무는 "1995년을 기점으로 세계 전선시장은 통신에서 전력으로 중심 축이 이동했으며 이 가운데 초고압 케이블 시장은 지난 8년간 2배 이상 성장했다"며 "초고압 케이블은 턴키 방식으로 수주해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데다 제품의 생산과 운반, 설치, 관리 등 전 공정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갖춘 세계 톱 5위권 업체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전문기관 CRU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케이블 전체 시장에서 세계 10위권이지만, 초고압 케이블 분야에서는 5위권이다. 생산능력으로 따지면 275kV이상의 초고압 케이블을 기준으로 세계 3위 수준이다.

당진공장으로 이전한 후에는 향상된 생산 능력에 힘입어 초고압 케이블 매출 또한 매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초고압 케이블을 기준으로 지난 8월말 매출 물량이 지난해 수준을 넘었으며, 이런 추세라면 올해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 1조 9,000억원에 근접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당진공장 인근에 자리 잡은 대한전선 전력기기 공장은 또 다른 자랑거리다. 단일 공장으로 국내 유일한 초고압 절연물 공장으로, 초고압 케이블 연결에 필요한 접속재와 GIS용 절연물을 생산하고 있다. 1987년 154kV 케이블 접속함 국산화를 시작으로 30여년간 한전을 비롯, 세계 각국에 케이블 접속재를 공급해 왔다. 2010년에는 국내 최초로 500kV 초고압케이블 접속함 개발에도 성공했다.

김 상무는 "대한전선은 당진공장을 토대로 전력 및 통신 인프라 고도화에 따른 전선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높여가는 한편 특히 고부가가치 전선사업 분야에 핵심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고수익 제품 강화, 원가경쟁력 제고, 해외시장 확대, 기술력 고도화 등 4가지 전략을 집중적으로 실행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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