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북한도 11년만에 대남확성기 방송 재개

합참 "우리 대북방송 방해 의도"

을지훈련과 겹쳐 긴장감 고조

북한이 11년 만에 대남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과연 그럴까. 팩트는 확실하나 평가는 유보적이다. 방송 재개는 맞지만 대남용인지는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합동참모본부가 이날 늦게 발표한 입장자료에도 이 같은 상황이 그대로 나온다. 합참 발표의 요지는 이렇다. '북한군은 일부 지역에서 현재까지 수차례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 북한군의 이러한 조치는 우리의 대북확성기 방송이 북한 주민이나 북한군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요약하자면 아주 미미하게 북한의 방송이 들린다는 얘기다. 군의 다른 관계자들의 전언은 보다 구체적이다. 북한의 방송 실시가 인지된 시기는 지난 13~14일께. 10일 우리의 대북확성기 방송이 전격 시작된 사나흘 이후부터 동부전선과 서부·중부전선 등 세 곳에서 우리 초병들이 북한의 방송 소리를 간헐적으로 느꼈다. 내용은 주로 군가. 우리 군은 본격적 대남 비방 방송 재개보다는 휴전선 인근의 북한 주민과 병사들이 우리 측의 대북확성기 방송 청취를 방해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북의 이러한 조치는 물리적으로 선택이 제한된 탓으로 보인다. 당장 기술과 전력이 달린다. 우리의 대북확성기는 휴전선 넘어 20㎞까지 들리지만 북한 확성기의 송출능력은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친다. 전력 공급도, 건전지 성능도 여의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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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앞으로다. 북한의 방송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뢰 도발에 대한 우리 군의 심리전 대응이 효과적이라는 뜻이나 다급한 북한의 대응도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더욱이 한미 양국 군의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이 시작돼 북한군은 1급 경계태세에 들어간 상태다. 북한 지도부가 의도하지 않아도 전선에서 우발적인 사태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우리도 북측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 이후 추가 도발 시 엄정 대응을 공언한 마당.

적어도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이어질 오는 28일까지는 이 같은 긴장이 점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한미 양국 군의 연합전력이 극대화하는 훈련 시기에 대규모 도발을 야기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한계가 분명한 상태에서 북측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 정도가 꼽힌다.

첫째는 비대칭전력을 활용한 대응. 잠수정과 무인비행기·지뢰 등 우리가 예기하지 못한 경로로의 도발이 예상된다. 두 번째는 무력시위. 각종 미사일과 장거리 로켓 발사가 예상된다.


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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