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이디어 있으면 불황에도 끄떡 없어요"

'벤처신화' 꿈꾸는 금천구 창업보육센터 가보니 <br>아이리녹스, 화장실 위생변기기술 특허 출원<br>하스, 치과보철재료 중기청 혁신과제 선정되기도<br>경기 침체에도 입주희망 경쟁률 최고 5대1 달해


“경기 불황에 무슨 창업이냐구요? 기술 경쟁력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만 있다면 전혀 문제 없어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수많은 기업들이 부실화 및 구조조정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지만 전국 269개의 창업보육센터에 둥지를 튼 4,600여 벤처기업들은 ‘제2의 벤처신화’를 꿈꾸며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지난 17일 찾은 금천구 가산동의 창업보육센터에서 만난 엄정훈씨는 올해 갓 서른을 넘겼지만 아이리녹스의 어엿한 최고경영자(CEO)이다. 그는 2년여간 직장생활을 하며 꼬박 모은 돈과 친지들의 도움을 받아 올초 자본금 2,500만원을 갖고 이곳에 입주했다. 그가 경영하는 아이리녹스는 화장실 통합관리시스템 및 위생변기장치를 연구ㆍ개발중인 벤처회사로 관련기술 4개에 대한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며, 지식경제부의 연구개발(R&D)과제로도 선정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엄 대표는 “3년 동안 캐나다에서 유학생 시절을 보내며 현지 공중화장실의 위생이나 친환경 시설에 크게 감명 받은 적이 있다”며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돼있지 않아 과감하게 도전하면 ‘1등’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직원 5명에 매출도 약 2억원에 불과하지만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내년 이후부터는 국내외에서 연간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31살의 송철규씨가 지난 5월 창업한 솔라세라믹은 태양전지용 투명전도막 코팅과 염료형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태양전지의 기판 중 비교적 고가에 해당되는 FTO기판 제조기술 및 장비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송 대표는 “태양전지 시장은 일찍부터 과열투자 양상이 있었기 때문에 차별화를 위해 국내에는 없는 FTO기판 제조기술을 집중 연구하게 됐다”며 “올해 LG전자를 비롯해 5~6곳과 거래처 협약을 맺은 상태라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내년부터는 연간 50억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중기청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하스는 치과용 세라믹 보철재료를 생산하는 업체이다. 현재 직원 총 5명 중 김용수 대표이사를 비롯한 3명의 이사는 9개월째 무급 상태로 근무 중이지만 입가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이 회사는 생체친화적인 특성 때문에 차세대 치과용 보철 재료로 주목 받고 있는 지르코니아블록 개발에 성공해 현재 식약청의 기술심사가 진행 중이다. 또 지르코니아블록 보다 더 진일보한 보철 재료로 여겨지는 글라스세라믹 개발에도 착수해 최근 중기청의 기술혁신과제로도 선정됐다. 김 대표는 “지르코니아블록이나 글라스세라믹 등 차세대 보철재료들의 대량 양산에 성공할 경우 전 세계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청 창업지원과의 이장훈 주무관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창업보육센터의 입주를 희망하는 예비 창업인들의 경쟁률이 평균 3.5대1에서 최고 5대1에 달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고용불안에 따라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 창업자들의 상담 건수가 예전보다 20~30%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한편 중기청은 지난 2005년 이후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창업보육센터 신규지정을 사실상 중단했지만 내년에는 디자인이나 생명과학 분야 등을 중심으로 10곳을 신규 지정할 예정이다. 창업보육사업 관련 예산도 올해 175억원에서 내년에 286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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