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국의 베이비부머 황금연못을 찾아나서다] (2부-4) 은빛날개 단 수익형 부동산

"은퇴후 책임질 효자 만들자" 상가ㆍ오피스텔에 '실버물결'<br>"연 6~7%대 수익률 가능" 퇴직금 등으로 투자 활발<br>LH 등공기업서 분양 상가 투명하고 안정성 높아 인기<br>수익 다소 낮아도 공실 없는 강남지역 오피스텔도 '북적'


#1. 최근 세종시에서 처음으로 분양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첫마을 아파트. 단지 내 상가 23개 점포는 공급 예정가격보다 2배 이상 높은 낙찰가에 100% 낙찰됐다. 정부부처가 이전하고 공무원들이 세종시 아파트로 들어오면 연 6~7% 수준의 안정된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은퇴 예정자들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2. 올해 수도권 알짜지역에서 분양되는 오피스텔들은 모델하우스를 열 때마다 수천명이 넘는 청약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한화건설이 최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송파 한화 오벨리스크'는 1,533실로 웬만한 대단지 아파트보다 큰 규모였지만 이 오피스텔 청약에 은퇴 예정자 등 1만명 넘게 몰려 성황을 이뤘다. 퇴직금 등으로 목돈을 손에 쥔 실버세대 사이에 상가나 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으로 새로운 월급통장을 만들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택 가격 급등기가 지나가고 장기적인 주택 경기 침체기가 찾아오면서 아파트를 사고팔아 시세차익을 노리던 부동산 투자 패턴에 거대한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근무하다가 지난해 은퇴한 김정임(가명)씨는 매월 300만원 수준의 일정한 수익을 만들기 위해 현재 서울 송파구에 보유한 11억원 규모의 중대형 아파트를 매각하고 신도시의 4억원짜리 중소형 아파트로 갈아탔다. 남는 차액 6억~7억원으로 오피스텔과 상가를 각각 매입해 연간 6~7%의 수익률을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씨는 "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부담이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더 이상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확신도 없어지다 보니 가장 큰 자산인 아파트를 쪼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버세대 참여로 달아오른 상가시장=최근 실버세대에게 각광받는 투자상품은 상가다. 특히 LH 등 주택 공기업이 분양하는 단지 내 상가는 공급 주체의 도산 가능성이 없고 입찰과정이 투명하기 때문에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실버세대에게 최고 인기상품으로 꼽힌다. 상가정보업체 상가뉴스레이다에 따르면 LH 단지 내 상가 낙찰가율(예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지난해 139%였으나 올 상반기 157%로 높아졌다. 비싸게 주고라도 상가를 분양받는 수요가 늘었다는 얘기다. 공급 점포 중 낙찰된 점포 수의 비율도 지난해 79.8%에서 91.5%로 올라갔다. 단지 내 상가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인 임대수익. 연간 6~7%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펀드나 주식 등 금융상품보다 상가 투자수익률이 낮은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상가는 실물자산으로 위험성이 작고 물가 상승률 이상의 시세차익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년층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ㆍ소형주택 임대사업도 활발=퇴직자 은경수(65ㆍ가명)씨에게는 2년 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고민 끝에 매입한 오피스텔이 요즘 든든한 월급통장이다. 당시 2억5,000만원 수준에 매입한 이 오피스텔은 현재 이 일대 임대시장 수요가 몰리면서 월세가 100만원(보증금 1,000만원)까지 올라 연 5% 수준의 꾸준한 수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올해 오피스텔시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실버세대의 시장 유입이 이어지면서 사상 유례없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올 3월에 분양한 오피스텔 '강남역 2차 아이파크'는 무려 5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 서울 강남권에서 분양된 오피스텔 청약에도 각각 수천명의 인파가 몰렸다. 오피스텔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지난해보다 1.61%, 전세가격은 1.60%, 월세가격은 1.94% 각각 올랐다. 분양가도 서울 강남권의 경우 3.3㎡당 1,700만~1,800만원 수준으로 치솟았다. 분양가가 치솟으며 임대수익률이 다소 떨어지고 있지만 인기는 여전하다. 오피스텔 분양대행사의 한 관계자는 "30대의 젊은 투자층은 공실 위험이 있어도 수익률이 6% 이상 날 수 있는 수도권 외곽 오피스텔을 찾는 반면 50~60대 중장년층은 수익률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공실이 나지 않는 안정된 강남권의 오피스텔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금융부 김성수차장(팀장) 김영필기자, 국제부 문승관기자, 산업부 김광수기자, 사회부 서동철기자, 문화부 조상인기자, 부동산부 윤홍우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