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IT 계열사 "전자 의존도 낮추자"

신성장동력 육성·제품 포트폴리오 재편·거래선 다변화 등 박차

●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ESS 비중 확대

● 삼성전기, 中 업체들에 맞춤형 부품 공급

● 삼성디스플레이, 중화권 제조사와 거래 확대 모색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이 3조~4조원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SDI·삼성전기 등 그룹 정보기술(IT) 계열사들이 삼성전자 의존도를 낮추고 홀로서기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납품 비중이 높아 이른바 '삼성후자'로까지 불리는 이들 IT 계열사들은 삼성전자 실적에 따라 영업이익과 주가가 출렁일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SDI 등은 삼성전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로운 사업개발, 제품 포트폴리오 및 거래선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삼성전자가 애플은 물론 중국 업체의 맹추격으로 실적이 눈에 띄게 나빠지자 IT 계열사들도 자구책 마련에 돌입했다.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는 계열사는 삼성SDI다. 휴대폰·노트북의 전원으로 쓰이는 소형 리튬이온 2차전지와 자동차용 배터리,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SDI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PDP TV 판매가 주춤하면 실적이 동반 하락하는 구조다. 현재 삼성SDI 매출 중 스마트폰용 배터리를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30% 안팎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삼성SDI가 선택한 것이 PDP 사업 철수와 에너지솔루션 사업 강화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의 33%를 차지했던 디스플레이 사업을 연내 접고 전기자동차·전동공구·전기자전거 등 비IT 분야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SDI의 지난 2·4분기 전기차 배터리 매출은 약 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0%나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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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관계자는 "스마트폰용 배터리의 매출비중을 줄이고 전기자동차·전동공구 등 비IT 분야 배터리 매출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오는 2020년에는 비IT 배터리 비중을 72%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납품 비중이 약 60%에 달하는 삼성전기는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휴대폰 메이커에 맞춤형 부품을 공급하고 종류도 늘릴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중국업체들에 범용 부품인 모바일 캐피시터(MLCC·적층세라믹콘덴서)만 납품했다면 이제는 메이커별로 맞춤형 개발이 요구되는 카메라·와이파이 모듈까지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제조사들과 더욱 밀착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얘기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원가절감 노력을 많이 기울였지만 중저가 스마트폰에 부품을 댈 수 있을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며 "극한의 원가절감을 통해 내년 중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기가 거래선 다변화와 함께 주력하는 것은 신성장동력 확보다. 새 먹거리로 삼은 제품은 전자가격표시기(ESL)다. ESL은 유통 매장에서 종이에 표시했던 상품명과 가격·로고 등의 정보를 소형 디스플레이에 표시하는 디지털 장치로, 미국과 유럽의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 삼성전기는 현재 1,400억원 수준인 관련 매출을 2020년까지 조(兆) 단위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60%가 넘는 모회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들과의 거래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노력이 서서히 효과를 거둔다면 IT 계열사들이 내년에는 큰 폭의 실적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기의 경우 각종 신사업의 뚜렷한 성장 속에 내년 한 해 동안 200%가 넘는 영업이익 신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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