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7월12일] 대북제의 무색케 한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11일 새벽 우리측 금강산 관광객이 해금강 해수욕장 인근에서 북측 초병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사건이 터졌다. 53세의 여성인 박모씨가 군사보호지역으로 넘어섰다가 초병이 수차례 정지명령을 내렸으나 도망가자 발포했다는 것이다. 우리 측은 일단 사건의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금강산 관광을 잠정 중단하기로 하고 11일 오후부터 관광객들을 순차적으로 귀환시키고 있다. 이번 사건은 마침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 개원연설에서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같은 날에 일어나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남북 기존 합의의 존중과 전면적인 대화를 제의하는 등 대북정책의 변화를 예고했다. 그 동안 새 정부가 상호주의 원칙을 내세워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을 맞았던 게 사실이나 이제는 선언만 하지 말고 실질적인 실천시대를 열자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올해로 남북한 모두 정부 탄생 60주년을 맞은 만큼 이 대통령의 제의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특히 최근까지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인한 6ㆍ15 공동선언 및 10ㆍ4 정상선언 등에 대해 이 대통령이 직접 이행의지를 밝힐 것을 요구하며 이를 남북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해왔던 만큼 북한이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미묘한 시기에 금강산 관광객의 피격 사망은 불행하고도 안타까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하며 북측도 고의가 없다면 진상규명활동에 적극 협조해 상호불신이 확산되는 소지를 막아야 할 것이다. 금강산 관광은 남북한이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 돌파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북 공동번영을 도모하기 위해서도 금강산 관광은 계속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북한은 이날 이 대통령의 대북제의에 대해 진지한 자세로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는 각종 선언은 남북 협력시대를 앞당기기는커녕 도리어 불신만 키우기 쉽다. 북한은 남북한 실천시대를 열자는 이 대통령의 대화제의에 적극 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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