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이제 국격을 높이자] "문화·예술인이 한국 지위 높이는 데 일등공신"

국가발전 원동력 정치·경제에서 문화로 이동<br>국격 높인 최대 사건은 '88 서울올림픽' 1위<br>정치인·공무원 기여도, 일반국민 보다도 낮아



한국의 국격은 누가 이끌고 있을까. 설문조사 결과 경제ㆍ정치ㆍ기업인 보다는 문화ㆍ예술인이 한국의 국격 수준을 끌어 올리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정치적 사건 보다는 88서울올림픽 등 문화ㆍ예술적 축제가 오늘의 한국의 지위를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마디로 국격의 원동력이 경제ㆍ정치에서 문화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종의 ‘권력이동’인 셈이다. 선진국 문턱에 한국이 들어서지는 못했지만 국민들은 현재 한국의 경제 수준 정도라면 하드웨어 보다는 소프트웨어가 국가의 품질을 높이는 데 상당한 공헌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주요 사건에 대해 우리나라의 국격을 올리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 지에 대한 질문에 ‘88 서울올림픽 개최’가 87.8%로 가장 높은 응답을 얻었다. 올림픽이 국격에 기여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고작 2.5%에 불과했다. 그 다음으로는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 배출’이 85.9%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고, ‘새마을운동ㆍ경제개발 5개년’을 통한 경제성장이 83.6%로 3위를 차지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건국 60년 간 올림픽을 포함, 주요 10대 사건에 대해 국격 기여도를 물었는 데 ‘월드컵 4강 신화(83.4%)’, ‘한류 통한 대중문화 전파(73.2%)’, ‘세계적인 체육ㆍ문화 예술인 배출(68.9%)’ 등 문화적 사건에서 긍정적인 대답 비중이 매우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반면 1997년의 외환위기 극복이 국격에 기여 했는 지에 대해서는 53.1%가 ‘기여했다’라고 답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율이다. ‘기여하지 않았다’ 라는 비중도 15.9%나 차지했다. 아울러 건국 60주년 역사상 획기적 정치 사건으로 꼽히는 ‘남북정상회담 개최’도 국격에 기여 했다는 응답이 37.6%에 불과해 외환위기 극복 보다 작게 나왔다. 아울러 이들 정치적 사건에 대해 국격에 기여했다고 답한 비중은 50대와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등 설문조사에 응한 대다수 국민들은 문화에 후한 점수를 주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국격이라는 측면에서 놓고 봤을 때 정치적 행사는 한국의 지위를 높이는 데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국격을 높인 영역에 대한 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대한민국 국격을 높인 영역에서 1위는 문화ㆍ관광으로 40.6%를 차지했다. 2위는 경제로 26.0%를 기록, 1위와 2위 간 격차가 14.6%포인트에 달했다. 특히 19~29세와 30~40대 등 청년층과 중년층에서 문화ㆍ관광을 1위로 꼽아, 50대 이상 노년층을 제외하고는 전 계층에서 압도적 지지를 보였다. 경제를 꼽은 계층은 남자와 연령이 높을수록, 자영업자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이에 비해 외교는 3위로 8.4%, 4위는 교육으로 7.9%를 차지했으며 특히 정치는 1.2%로 매우 낮은 응답을 보였다. 특히 정치의 경우 연령 및 직업, 지역, 이념성향을 불문하고 1~2%대의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건국 60주년이 흘렀지만 변하지 않고 있는 후진적 정치 성향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문화의 강세는 대한민국 국격을 높인 집단(사람) 설문조사에서도 이어진다. 국격을 높이는 데 가장 기여한 집단에 대해 ‘문화ㆍ예술인‘ 이라는 응답이 31.6%로 가장 높은 응답을 얻었다. 그 뒤를 ‘기업인’이 28.3%로 이었고, ‘일반국민’이 23.1%로 3위를 차지했다. 반면 정치인(5.0%)과 공무원(2.1%)은 시민단체 종사자(5.0%) 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를 연령별로 보면 40대와 50대, 그리고 60대 이상에서는 기업인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은 반면, 19~29세와 30대에서는 문화ㆍ예술인이라는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30대 이하에서 문화ㆍ예술인이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 가장 기여했다고 답한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분석해 보면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주요 원동력은 문화ㆍ예술이라는 비중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 이면에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한류 붐 확산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울러 전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는 문화ㆍ예술이야 말로 한국의 품격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국격을 높이는 데 있어 경제 발전도 중요하지만 문화ㆍ예술의 질적 발전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설문조사는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문화ㆍ예술이 한국의 새로운 발전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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