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영업익 4.5% 늘었지만 '삼성전자 착시' 심화

■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1분기 실적 들여다보니<br>'산업의 쌀' 철강금속 매출 무려 3조8000억 ↓<br>조선·건설·화학·유통·운수장비도 우울한 성적표


올 1ㆍ4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개별기준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것은 철강금속ㆍ화학ㆍ유통ㆍ운수장비 등 4개 업종의 극심한 부진 탓이다.

1ㆍ4분기에 이들 4개 업종의 매출 감소액은 8조5,191억원에 달한다. 전체 상장사의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 감소액인 3조9,208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 규모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강금속업종의 경우 1ㆍ4분기 매출액이 19조7,4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3조8,066억원 줄어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철강 제품의 주요 수요처인 조선ㆍ건설의 업황 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조선업계는 수주 물량 급감으로 사상 최악의 보릿고개를 넘고 있고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건설업 침체도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화학업종 매출액은 32조1,14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조2,625억원 감소했다. 화학업종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상품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유통업종의 매출액은 32조9,182억원으로 1조3,881억원 줄었다.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의무휴일이 도입되는 등 정부 규제가 강화돼 대형마트의 매출이 줄었다.


자동차로 대표되는 운수장비업종 매출액은 41조4,09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619억원 감소했다. 엔화 약세로 수출 경쟁력이 떨어졌고 현대차 노조가 휴일특근을 거부하면서 생산량이 급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71%, 9.10%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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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1ㆍ4분기 실적 중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영업이익이 4.56% 늘어난 15조4,866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1ㆍ4분기에 2011년 대비 영업이익이 15.64%나 감소했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증가다.

물론 삼성전자 착시효과를 빼면 그다지 좋은 실적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올 1ㆍ4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5,600억원(48.98%) 늘어난 4조7,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증가액인 6,750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0%에서 올해는 31%로 크게 늘었다.

결국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업종의 영업이익은 크게 축소된 것이다. 실제 총 17개 업종 중 9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줄었다. 전기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0%나 증가했지만 건설업은 적자 전환(-2,104억원)했고 화학(-23.18%)ㆍ통신(-27.20%)ㆍ서비스(-26.30%)ㆍ운수장비(29.76%)ㆍ기계(-37.37%) 등도 급감했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전기전자ㆍ전기가스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며 그나마 증가한 업종은 수십억~수백억원에 그쳤다"며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삼성전자의 실적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IFRS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법인 중 분석 제외 법인 30개사를 제외한 504개사의 연결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1ㆍ4분기 매출액은 459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연결순이익은 각각 0.94%, 12.75% 늘었다.

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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