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관 코스닥 입질… 중소형주 뜨나

외국인 매수 기조 위축 속 3거래일간 454억 사들여<br>IT부품·의류주 관심 가질만


외국인의 대세적 순매수 기조와 대조적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일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기관이 최근 코스닥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면서부터 기관은 차익실현을 위해 꾸준히 매도세를 보여왔고 10월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7,978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093억원을 내다 팔았다. 하지만 최근 3거래일 연속 코스닥시장을 순매수하는 등 기관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 외국인의 수급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면서 대형주가 위축되고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외국인 매수 기조에서는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외국인 매도 기조에서는 중소형주의 강세가 뚜렷했다"면서 "외국인의 매수 기조가 흔들리고 기관이 코스닥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지금이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기대되는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1일 코스닥시장은 0.43%(2.30포인트) 오른 534.74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그동안 코스피지수보다 약한 흐름을 이어왔지만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해진 10월 하순부터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코스닥시장에 기관자금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한 10월24일부터 코스닥시장의 수익률은 0.69%로 코스피시장 수익률(-0.36%%)을 앞서고 있다. 이날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119억원을 순매수했고 3거래일 동안 454억원을 사들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704억원을 매도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통 외국인이 매수하는 시기에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배분돼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그동안 중소형주는 약세를 보여 가격 메리트가 커지기 때문에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해지거나 매도세로 돌아서면 중소형주가 부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금 10%룰이 완화돼 그동안 기관 차원에서도 대형주를 선호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마찰적 과정이 지나면서 중소형주에도 관심을 보이며 투자 저변이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기관이 코스닥시장에 주목하기 시작한 이유가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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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2,050선까지 올라오면서 기관도 글로벌 경기 회복의 수혜를 받는 대형주에 주목해왔던 게 사실"이라며 "그동안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수혜를 덜 받은데다 내수 중심의 기업이 많이 포진한 코스닥 시장이 상대적으로 덜 올랐기 때문에 기관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소형주 중에서는 미국 연말 쇼핑 시즌에 맞춰 정보기술(IT) 부품주 중 2~3년간 크게 오르지 않았던 종목과 의류업종에 대한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미국 연말 쇼핑 시즌에 태블릿PC와 스마트폰ㆍ의류 등의 수요가 늘어나 IT 부품주와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브랜드 의류 업체의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09~2012년 매년 연말 주가가 크게 올랐던 중소형 종목 대부분이 경기소비재와 IT 부품주에 몰려 있다. 지난해 11~12월 IT 부품주 중 AST젯텍은 21.0% 상승했으며 아이컴포넌트(21.0%), 디에이피(17.9%), 파트론(17.4%) 등도 크게 올랐다. 경기소비재 중에서는 한섬(6.5%), 동국실업(6.8%) 등이 주가 상승폭이 컸다.

다만 중소형주 실적 변동성이 높아져 종목별 차별화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주펀드를 운용하는 정재원 IBK자산운용 매니저는 "IT 부품주 중에서도 최근 2~3년 내에 이익률이 급등했던 종목, 그동안 각광 받았던 음식료업종ㆍ디스플레이 업종은 기대치보다 수익률이 안 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화학ㆍ소재ㆍ조선기자재 업종이 그간 수익률이 많이 안 좋았지만 경기가 회복되면서 앞으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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