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弱달러시대 끝나나

버냉키 "달러강세 지지" 발언에 달러화가치 상승<br>상품가격 하락글로벌 인플레 압력 완화 조짐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이례적으로 달러강세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 미국이 지난 6년간 암묵적으로 유지해온 약달러 정책을 끝내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전파를 타면서 달러는 유로ㆍ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상승하고 국제상품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따라서 미국이 달러약세 정책을 포기할 경우 배럴당 130달러를 넘나들며 치솟은 국제유가 상승세가 일단 멈추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버냉키 의장은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국제통화회의(IMC)에 보낸 위성연설을 통해 “달러가치 하락이 인플레이션과 그 기대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며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에 대한 위험에 맞서 통화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환율정책은 재무부가 주관하며 FRB 의장이 환율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는 20년 만에 처음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국제외환시장에서는 버냉키 의장의 말이 미 재무부와 조율을 거친 계산된 발언이며 장기간에 걸친 달러약세에 종지부를 찍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또 “재무부와 함께 외환시장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FRB가 담보하는 만큼 달러는 앞으로도 강한 통화, 안정적인 통화로 기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FRB의 의도와 달리 달러약세가 재연될 경우 시장개입을 시사한 발언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달러강세로 선회하려는 것은 달러약세가 미국 수출에 도움을 주기보다 유가 등 상품 가격을 급등하게 하고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는 부정적 효과를 키우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 재무부는 지난 4월 워싱턴에서 열린 선진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유럽 및 일본의 요구를 수용해 달러약세를 방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RBC캐피털마켓의 애덤 콜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환율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인플레이션을 면밀히 감시하며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임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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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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