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4주기(周忌)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등 범현대가(家)가 모두 모인다.
매년 돌아오는 날이지만 올해는 어느 때보다 특별하다.
정 회장 탄생 100주년이면서 옛 현대그룹에서 갈라져 나온 기업들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올라서는 '더 그레이트 현대(The Great Hyundai)'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나라 경제 전체로도 '제2의 정주영'에 대한 갈증이 예년보다 크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와 세대 간, 계층 간 갈등이 '할 수 있다'는 기업가정신으로 똘똘 뭉친 정 회장을 부르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20일 서울 청운동 자택에서 지낼 정 회장의 제사 때 아산 100주년 기념 행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학술제와 기념행사를 통해 아산을 재조명하는 기회다. 이는 범현대가를 다시 굳건히 뭉치게 할 계기도 될 수 있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재계 고위관계자는 "올해는 아산의 탄생 100주년으로 의미가 크다"며 "극심한 청년 취업난과 장기 경기침체에 직면한 지금의 경제상황에서는 정 회장의 기업가정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업적으로도 이날 제사는 현대가에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월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낙찰받은 현대차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준비에 나선다.
이르면 오는 2021~2022년께 완공될 GBC는 향후 현대차 100년의 기반이다. 올 초 발표한 81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은 현대차를 글로벌 톱브랜드로 이끌 무기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유통업계의 '넘버원'이 되기 위한 프로젝트를 올 들어 대대적으로 시작했다. 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어려운 구조조정의 시기를 보내고 부활의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
정몽준 전 의원이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그룹도 지난해 3조원대의 사상 최대 적자를 반환점으로 삼아 우리나라 조선업의 새 역사를 쓰기 위해 내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