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불안한 '불의 고리'… 칠레 규모 8.3 강진

한때 하와이·日까지 쓰나미 경보<br>최소 8명 사망… 13만가구 전력 끊겨<br>"한국 교민 피해 사례 아직 없어"

칠레 수도 산티아고 인근에서 16일(현지시간) 규모 8.3의 강진이 발생해 태평양 일대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후7시54분께 발생한 이번 지진의 진앙은 산티아고 북서쪽으로 228㎞, 이야펠시에서 서쪽으로 54㎞ 떨어진 태평양 연해이며 진원의 깊이는 25㎞다. 이번 지진으로 칠레 전역을 포함해 미국 하와이, 뉴질랜드, 피지, 일본 등에 쓰나미 경보 및 주의보가 발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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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현지언론들은 "확인된 사망자 수는 최소 5명"이라며 "통신두절과 정전으로 현지 사정을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사망자 수는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칠레 내무부는 첫 지진 이후 규모 6.0~7.0의 여진이 발생해 해안 저지대를 포함한 10개 도시에서 100만명이 쓰나미에 대비해 대피했다고 밝혔다.

칠레 언론은 지진이 발생하자 18일 독립기념일 연휴를 앞두고 도심에 있던 시민들이 건물 밖으로 뛰쳐나오는 등 한꺼번에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며 지진 발생 두 시간 만인 오후9시께 북부 항구도시 코킴보시 등의 해안에 2∼4.5m 높이의 파도가 밀어닥쳐 시가지 일부에 물이 차오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칠레 정부는 이날 쓰나미 피해가 발생한 곳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해안가 저지대 거주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발령했다. 칠레 전역의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칠레는 세계 지진의 90%가 일어나는 환태평양조산대에 속해 지진이 유난히 자주 일어난다. 지난해 4월1일에도 규모 8.2의 강진이 발생해 큰 피해를 당하기도 했다. 환태평양조산대는 일본과 동남아시아·뉴질랜드·북미와 남미 해안까지 이어지는 고리 모양의 지진대로 일명 '불의 고리'로 불린다.

칠레 거주 한국 교민들의 피해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칠레에는 2,500명가량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지진이 발생한 해변 인근에는 300~400명 정도가 살고 있다. 정호길 주칠레 영사는 "진원지 근처린 이야펠시에는 교민이 살지 않는다"며 "교민 중 피해를 당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산티아고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외출 준비를 하다가 갑자기 흔들림이 느껴져 바닥에 주저앉았는데 어디선가 콘크리트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고 바닥이 좌우로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밖으로 나오니 아파트 주민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으며 일부는 담요와 물 등을 챙겨 나오기도 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수도 산티아고에는 큰 피해가 없는 듯하지만 북쪽 지역은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북쪽 관광도시 라세레나에서는 쇼핑몰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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