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밴쿠버 동계 올림픽, 희망을 쏜다] <3> 크로스컨트리 이채원·이준길

"힘들지만 희열도 크죠"<br>여자프리 10㎞ 이채원- "올림픽만 3번째 출전 국내 최고기록 세울것"<br>남자프리 15㎞ 이준길- "한계에 부딪힐 때까지 최선 다해 질주할것"

SetSectionName(); [밴쿠버 동계 올림픽, 희망을 쏜다] 크로스컨트리 이채원·이준길 "힘들지만 희열도 크죠"여자프리 10㎞ 이채원- "올림픽만 3번째 출전 국내 최고기록 세울것"남자프리 15㎞ 이준길- "한계에 부딪힐 때까지 최선 다해 질주할것" 평창=강동효기자 kdhyo@sed.co.kr

#1 소녀는 빠르게 활강하는 '알파인스키'인줄 알고 중학교 스키부에 가입했다. 체력 훈련이 너무나 고됐다. 왜 이렇게 힘드냐고 물었더니 '스키는 스키인데 크로스컨트리'라는 답이 돌아왔다. 애초 목적과는 달랐지만 한번 시작한 이상 1등을 해보기로 했다. 스키를 타고 도저히 지나갈 수 없을 만한 언덕을 뛰듯이 올라가며 매일 10㎞를 행군했다. 소녀는 14년 동안 전국체전에서 무려 41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국내 크로스컨트리=이채원'이라는 등식을 단단히 굳혀왔다. #2 강원도 산골마을의 소년은 집에서 학교까지 걷는 게 지루했다. 어느 겨울 그는 환상적인 선물을 받았다. 학교에 스키가 있으니 타고 다녀도 좋다는 선생님의 허락이었다. 그는 스키를 타고 통학하며 기술을 반쯤은 스스로 익혔다. 그게 바로 크로스컨트리라는 사실도 모른 채. 자연스럽게 익힌 기술로 밴쿠버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냈다. '한국'에 주어진 국가쿼터가 아니라 선수 '이준길'이 쌓은 랭킹포인트에서 나온 출전권이어서 기쁨은 더욱 컸다. 지난 1월28일 강원도 평창에서 만난 이채원(29)과 이준길(24ㆍ이상 하이원리조트)은 밝은 표정이었다. '설원 위의 마라톤'으로 불릴 만큼 고되고 힘들어 모두 기피한다는 이 종목에서 선수들은 즐거움을 찾고 있었다. 이채원은 "해외 곳곳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가는 게 얼마나 즐겁느냐"고 말했고 이준길은 "인간 한계를 극복하고 결승점에 골인한 순간의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이번 밴쿠버올림픽에서 이채원은 여자프리 10㎞, 이준길은 남자프리 15㎞에 나간다. 10~15㎞ 주행을 마치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일까. 이준길은 "대회를 위해 9일 동안 인터벌 훈련(약 2㎞ 구간을 반복해서 오가는 훈련)만 했는데 체중이 4.6㎏ 빠졌다"고 말했다. 이채원은 "마라톤은 하체 위주로 쓰는 데 비해 크로스컨트리는 폴을 잡고 움직여야 하니 상체에 드는 힘도 만만찮다"며 "마라톤보다 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낙 힘들다 보니 비인기종목 중에서도 '최악의 비인기'라는 말을 듣는다. 여기에 들일 노력으로 다른 스포츠를 하면 돈과 명예를 다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선수들 머릿속에 파고들 수밖에 없다. 이준길도 한때 흔들렸다. 스키가 싫어져 육군에 입대했지만 결국 제대를 앞두고 크로스컨트리 연습장에 돌아왔다. 그는 "제일 잘 하는 게 크로스컨트리니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며 "예전에는 크로스컨트리가 뭔지도 몰랐는데 사람들이 최소한 종목 이름은 알지 않느냐"며 상황이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은 아직 세계 정상급 선수와는 성적 차이가 커서 메달 전망이 밝지 않다. 이번 올림픽 목표도 중위권 이상의 성적이다. 이준길은 "한계에 부딪칠 때까지 한번 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고 이채원은 "올림픽만 3번째 출전이니 노련하게 해서 국내선수 최고 기록을 세워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설원 위의 마라톤… 금메달 12개 ■ 크로스컨트리는 크로스컨트리는 지난 1924년 제1회 동계올림픽부터 정식으로 채택된 유서 깊은 종목이다. 알파인스키에 비해 폭이 좁고 길이도 짧은 스키를 타며 10㎞ 이상을 주행하는 게 특징. 이번 올림픽에서는 남자 ▦15㎞ 개인프리 ▦30㎞ 추적 ▦50㎞ 단체출발 ▦릴레이 ▦스프린트, 여자 ▦10㎞ 개인프리 ▦15㎞ 추적 ▦30㎞ 단체출발 등에서 12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은 이번에 남녀 모두 개인프리에 출전한다. 개인프리 경기는 참가 선수들이 30초 간격으로 출발해 기록으로 순위를 매긴다. 주법으로는 스케이팅처럼 한발로 밀고 가는 프리스타일, 폴로 지치며 양발을 미끄러지듯 가는 클래식 등이 있다. 스키 바닥에 기온과 눈의 상태에 따라 성질이 다른 왁스를 발라 스키의 접지력을 좋게 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희망을 쏜다] 기획·연재기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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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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