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확대로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빚을 내 주식을 샀던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반대매매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유로존 위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강해 반대매매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으로 반대매매 금액은 110억원에 달했다. 특히 반대매매는 지난 11일 이후 17일까지 닷새 연속 100억원을 넘어섰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50억~6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럽 사태 이후 반대매매가 크게 증가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로써 이달 전체의 전체 반대매매은 1.099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외상으로 주식을 산 뒤 3일 내에 결제 대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는 4거래일째 투자자가 가진 주식을 하한가로 파는 것을 말한다. 상승을 기대하고 외상으로 주식을 샀지만 지수 급락으로 주가가 매입 당시보다 떨어져 제 때 돈을 못 갚으면 이 같은 반대매매가 속출한다.
최근의 반대매매 급증은 그리스 사태로 불거진 대외 악재로 국내 증시가 곤두박질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개인이 최근 유럽 악재에도 불구하고 대거 매수에 나섰기 때문에 반대매매 규모가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이 4,000억원 넘게 순매도 했음에도 개인들은 2,800억원 이상 순매수 하며 사흘 연속 1,000억원대 이상의 주식을 사들였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통상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미수거래는 증시 상승에 따른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한다"며 "정작 주식을 팔아야 할 때 지수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매도를 주저하게 되고, 이로 인해 제 때 돈을 갚지 못한 투자자의 주식을 증권사가 임의 처분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수가 바닥을 찍었다는 판단 하에 외상으로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많았던 만큼 추가 하락 시 반대매매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매매 급증이 개별 종목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시장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반대매매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13거래일 연속 대규모 순매수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아직까지 반대매매 대비 저가매수를 노린 스마트 머니의 유입 규모가 커 개인들의 매매 패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반대매매 급증이 개별 종목의 지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 매매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대거 손절매성 투매에 나설 경우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