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오바마 시대] 中·EU등 벌써 '견제구'

美보호무역주의 강화 전망에<br>中, 위안貨 절상압력 등에 민감한 반응<br>EU "부시정부 도하라운드 조속 매듭을"<br>"오바마 결국 온건한 정책 쓸것" 분석도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가 자칫 보호무역 색채를 짙게 할 것으로 예상되자 주요 교역상대국들이 이 같은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이머징마켓 국가들은 보호무역이 강화될 경우 최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연대 전선을 형성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미국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공화당에 비해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항상 대미 수출비중이 높은 나라들과의 통상마찰이 수면 위로 올라서려 한다. 오바마 당선인 역시 선거 유세기간 동안 줄곧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는 등 강한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각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침체 우려가 큰 상황에서 보호무역주의 바람마저 불어닥칠 경우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각종 무역 현안에 대해 먼저 압박을 가함으로써 기선을 잡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서린 애시턴 유럽연합(EU) 신임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오바마 당선인이 미국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할지 분명하다”며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해 우려의 입장을 밝혔다. 오바마 당선인은 후보시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 FTA 재협상의 필요성을 언급하는가 하면 미국 기업들이 해외기업에 인수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애시턴 집행위원은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 시장을 닫기보다는 해외기업들에 투자를 개방하고 무역을 활성화해주길 바란다”며 “미국은 도하라운드협상에서도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도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이 도하라운드협상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셀소 아모림 브라질 외무장관은 “부시 행정부는 오바마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기 전에 도하라운드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래야 오바마 행정부도 매우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통상 전문가들을 인용,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도하라운드의 기본 합의틀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는 어려움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호무역주의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중국이다. 미국은 대중 무역적자폭이 가장 크기 때문에 통상마찰과 함께 위안화 가치 절상 압력을 받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양국의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위안화 가치 절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우신보(吳心伯) 상하이 푸단대학 미국 연구소장은 “오바마 당선인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양국 간) 경제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아시아 각국에 대해 기존보다 자유무역주의 성향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시아 각국은 중국을 중심으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에 대해 경고성 메시지를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 중국은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하는 연합전선을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브라질ㆍ멕시코ㆍ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린 핏수완 동남아국가연합(ASEAN) 사무총장은 “아시아 국가들은 모두 보호무역주의를 우려하고 있다”며 “이 같은 도전은 각국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 문제 전문가인 후앙 징 싱가포르 국립대학 방문교수는 “개발도상국들은 중국의 편을 들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은 이를 기반으로 미국과의 협상에서 더욱 강하게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오바마 당선인이 백악관에 입성하게 되면 결국 경제 상황에 맞는 현실적인 무역정책을 취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나 전임자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후보 시절에는 중국에 대해 강경한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보였지만 실제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온건한 노선으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당선인 역시 전례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장리핑(張立平) 중국 사회과학원 수석 연구원은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데 중국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오바마 당선인이 중국에 대해 강경정책만 고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수석 연구원은 “지금은 미국만의 경제가 아니라 세계화 경제시대”라며 “오바마 당선인 역시 전임자의 뒤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김정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