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미술한류의 힘

국내 미술시장 침체 불구<br>대표 작가들 곳곳서 낭보<br>세계 최고권위 독일 '카셀도큐멘타'에 문경원·전준호·양혜규 20년만에 참가 박영숙·이수경은 시드니 비엔날레에<br>미국 '아트앤옥션' 선정 50인 작가에 정연두 아시아계로는 유일하게 뽑혀

왼쪽부터 정연두, 김홍석, 박영숙, 이수경

국내 미술시장은 침체에 빠져 있지만 '각개전투'를 펼치고 있는 미술한류의 대표 작가들은 세계 곳곳에서 낭보를 울리고 있다.

우선 세계 최고권위의 5년제 미술행사로 지난 9일 독일에서 개막해 9월16일까지 열리는 '카셀도큐멘타(Kassel dOCIMENTA)'에 한국작가로는 20년 만에 문경원(43)ㆍ전준호(43)와 양혜규(41)가 초청됐다. 백남준과 이우환이 참여한 바 있는 카셀도큐멘타에 한국 작가는 1992년에 참가한 육근병이 마지막이었기에 이들의 활약은 더 돋보였다.


이어 호주에서 지난 27일 개막한 제18회 시드니 비엔날레에는 한국을 대표해 박영숙(65)과 이수경(49) 작가가 초청됐다. 베니스, 상파울루와 함께 세계 3대 비엔날레로 꼽히는 시드니 비엔날레는 세계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보여주며 새로운 스타작가를 탄생시키는 자리로 정평이 나 있다. 한국작가의 시드니 비엔날레 참여는 1976년 이우환ㆍ심문섭ㆍ이강소ㆍ곽인식, 2010년 최정화에 이어 횟수로는 세 번째다. 'All our Relations'를 주제로 9월16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박영숙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달항아리' 12점을, 이수경은 도자기 파편을 이어붙여 재구성한 작품 '번역된 도자기-달'을 선보이는 '달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다. 이들의 전시는 백자에 담긴 한국적 미감과 한국 현대미술의 독창성을 동시에 보여줘 현지에서 호평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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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호주 브리스번 소재의 국립미술관 퀸스랜드아트갤러리는 최근 한국작가 김홍석(48)의 작품 '개 같은 형태 (Canine Construction)'에 대한 구입의사를 밝혔다. 1895년에 설립된 이 미술관은 르네상스부터 현대미술까지 1만3,000점의 소장품을 가진 뛰어난 컬렉션으로 유명하며, 오는 12월에는 태평양지역 미술의 주요행사인 제7회 아시아퍼시픽 트리엔날레도 개최할 예정이다. 김홍석은 산업화 된 한국 및 소비사회를 반영하는 비닐봉지, 종이박스, 간단한 건축재료 등을 미술적 조형물로 전환하는 '퍼블릭 네이처'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고 그 중 하나인 '개 같은 형태'는 검은 비닐봉지로 만든 듯한 강아지 형상의 레진(합성수지) 작품이다. 이는 2009년 런던 프리즈 아트페어, 2010년 마이애미 아트바젤 등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한편 세계 미술시장의 동향에 정통한 미국의 미술전문 잡지 '아트 앤 옥션(Art+Auction)'이 최신호 특집에서 발표한 '소장 가치 있는 50인의 작가'에 한국작가 정연두(43)가 아시아계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는 저명한 컬렉터부터 미술자문가ㆍ경매전문가ㆍ딜러 등 현장 전문인력이 실제 거래된 작품의 현황ㆍ수요ㆍ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도출한 것이어서 작가 역량과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사진과 영상으로 현실적 주제의 실현이나 환상에 대한 내용을 표현하는 정연두의 작품은 이미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일본 후쿠오카 아시아미술관 등 유력기관에 소장돼 있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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