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새영화] 천일의 스캔들

英 헨리8세·볼린가 자매<br>화려하고 처절한 애정 스캔들<br>궁중 연회·수백벌의 왕족 의상등도 볼만


절대 권력자 곁에는 아름다운 여인이 끊이지 않는다. 무소불위의 힘을 지닌 남자가 젊고 아리따운 여자들에 집착하는 건 왜 일까. 그 복잡한 심리를 한마디로 단언하긴 어렵겠지만 큰 권력의 징표로 더 많은 여인을 거느리고 싶은 욕망이 아닐는지. 경국지색(傾國之色)이라 했던가. 온 나라를 뒤흔들 재색(才色)으로 군주의 마음을 사로잡지만 행복도 잠시 뿐. 애정행각을 벌이는 당사자들에 대한 주변 시선은 곱지 않을 수밖에. 게다가 한 남자를 둘러싼 치정에 얽힌 질투는 증오를 낳고 치정으로 인해 모든 이들은 결국 파멸의 수렁으로 빠져든다. 역사는 우리에게 말해준다. 인간의 어리석은 욕망은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했는지를. 삼국지의 동탁과 초선이 그랬고 조선조 숙종과 장희빈도 예외는 아니었다. 16세기 강력한 왕권을 자랑하며 절대왕정을 이룬 영국 국왕 헨리 8세도 비슷한 처지였다. 재위 기간 중 모두 6명의 왕비를 두고 그 중 2명을 사형시켰으니 말이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감독의 예술적 상상력이 더해진 헨리 8세의 애정 스캔들이 영화로 그려졌다. 영국 역사상 가장 화려했지만 처절한 사랑 이야기가 할리우드 영화 '천일의 스캔들'로 재구성됐다. 영화는 역사와 소설의 경계를 넘나들며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몰락한 귀족 집안인 볼린(Boleyn)가의 장녀인 앤(나탈리 포트만)은 국왕 헨리 8세(에릭 바나)를 유혹해 왕비에 오르고자 한다. 하지만 헨리 8세는 조강지처 왕비가 있는 몸. 게다가 앤을 쳐다보기는커녕 동생인 메리(스칼렛 요한슨)를 택한다. 왕은 왕비를 팽개친 채 메리와 밀월관계를 즐기고 결국 아이까지 임신케 한다. 반면 앤은 프랑스 왕비의 시녀로 쫓겨나 여정 길에 오른다. 그렇다고 앤이 쉽게 포기했을 리 없다. 동생 메리가 임신한 사이 헨리 8세를 유혹해 그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다. 한 남자를 둘러싼 두 자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영화는 필리파 그레고리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 소설을 바탕으로 실존 인물의 에피소드는 허구와 버무려 긴장감 넘치는 작품으로 탄생했다. 스토리보다 볼거리가 더 풍성하다. 중세 영국 궁중에서 벌어지는 색다른 연회들은 넋을 잃고 빠져들게 만든다. 수백 벌의 왕족 및 귀족 의상, 도저히 세트라고 믿어지지 않는 세트 등은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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