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삼성토탈등 방문 원료거래·에너지절감 벤치마킹
| 대산유화단지에 입주한 4개 기업의 상생협력사업이 성공적으로 시행되면서 이웃 일본업계에서도 벤치마킹에 나섰다. 대산유화단지에 들어선 현대오일뱅크 공장 전경. 서울경제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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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석유화학업계가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 4개사의 상생 사업 모델 배우기에 나섰다.
1일 유화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석유화학고도통합운영기술연구조합(RINGㆍResearch Association of Refinery Integration for Group Operation)은 관계자 4명을 지난 10월30일 대산단지에 파견, 현대오일뱅크ㆍ삼성토탈ㆍ호남석유화학ㆍLG화학 등 대산 4사의 상생 사업 모델을 벤치마킹했다.
RING은 일본 유화업계의 기술적ㆍ사업적 협력 모델을 연구하는 단체로 일본의 주요 정유 및 석유화학기업이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RING의 관계자들은 이날 대산 4사 간 원료ㆍ제품ㆍ부산물 등의 거래, 단지 최적화, 에너지 절감 방안 등을 체크했다.
대산유화단지는 5년 전부터 회사 간 제휴협력 모델을 연구하기 시작, 2년 전부터는 본격적인 수익 개선, 비용 절감효과를 보고 있다.
대표적인 상생 모델은 나프타 파이프라인. 현대오일뱅크는 삼성토탈 등 인근 화학공장으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매월 10만톤 이상의 나프타를 공급하고 있다. 이는 현대오일뱅크가 생산하는 나프타 전량에 해당한다. 현대오일뱅크는 누적재고 없이 나프타를 즉시 판매하는 효과를 얻고 있고 화학공장들은 톤당 7~11달러에 달하는 운임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삼성토탈의 경우 화학 공정에서 나오는 수소를 과거에는 태워 없앴지만 현재는 현대오일뱅크에 팔아 추가수익을 올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자체 수소제조공장 2개 중 하나를 끄고 삼성토탈에서 값싸게 공급 받아 관련 비용을 30% 줄였다. 이밖에 석유화학 공정의 부산물인 C5ㆍC6 유분의 경우 현대오일뱅크가 값싸게 받아 휘발유에 혼합해 옥탄가 높은 제품을 만드는 데 이용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한 관계자는 "상생 사업 관련 8개 전략 제휴 프로젝트에 지금까지 26억원을 투자해 매년 240억원 이상의 수익 개선효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일본 RING 관계자들도 이 같은 비용 절감 및 추가수익 확보 모델을 자세히 물어보고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각 회사 및 소속 그룹의 자존심 경쟁 때문에 이 같은 거래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면서 "각 업체가 살기 위해 시도해 정착시킨 제휴 사업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상생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