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이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과 24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양측 간의 정책연대가 닻을 올렸다. 그러나 안 의원은 선거연대에 대해 "패배주의적 시각"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여 정책연대가 선거연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 대표와 안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만나 대선 개입 의혹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과 정당공천 폐지 관철을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 정당공천 폐지 공약 촉구 결의대회에 함께 참여하기로 하고 앞으로도 필요한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이들이 정당공천 폐지 등에 뜻을 같이하기로 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새누리당에 대통령 선거 공약 준수를 요구하는 수준이지만 실제로는 민주당과 새정치추진위원회의 지지율이 새누리당 지지율을 밑돌고 있는 만큼 선거에서 정당공천 폐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번 협력으로 민주당과 안 의원 측이 정책연대에서 선거연대로 확대할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졌다. 실제 민주당 안팎에서는 선거에서 야권 분열보다는 안 의원 측과의 연대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연대가 없다는 것은 전형적 정치선동으로 박근혜 정부 심판을 하려면 당연히 연대해야 한다"며 "여든 야든 분열한 세력은 패배한다"고 말해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에서 상임고문을 지낸 문성근씨도 또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연대를 안 하고 각자 뛰면 다 망한다"면서 "정당을 만드는 입장에서 미리 연대 얘기를 하면 동력이 덜 생기는 측면이 있겠지만 국민의 압박에 따라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연대 논의가 힘을 받을 것"이라고 야권연대 가능성을 높게 예상했다.
새누리당 역시 야권의 이날 회동을 정치적 야합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야권연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안 의원을 향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통해 여성과 사회적 약자의 정치 참여를 제한하는 것이 새 정치가 맞느냐"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제1야당의 당 대표가 무소속 의원 한명과 만나 선거법 개정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한겨울에 반팔 티셔츠처럼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며 "표면적으로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라고 하지만 실제 목적은 지방선거 연대, 즉 후보 자리 나눠먹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안 의원 측은 일단 선거연대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대표는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 발전에 도움되는 얘기를 하겠다"며 "지금은 야권연대나 단일화를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안 의원도 이날 여의도 새정추 사무실에 가진 회의에서 "연대론은 스스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나 의지가 없는 패배주의적 시각"이라며 "정당이 선거에서 스스로 이길 수 없다는 생각으로 어떻게 전투에 나서나. 야권 분열론은 일종의 자기 부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신용카드사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 "금융위원장·금감원장·경제부총리는 더는 변명 말고 국민께 석고대죄하고 짐 싸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인사 쇄신을 강도 높게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