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일본 대지진] 소화불량·두통 환자 늘어

日 재난 장면 반복 보도에 한국도 스트레스<br>고혈압 등 만성질환도 악화<br>"명상 등으로 안정 취하고 규칙적 시간에 잠자리를"


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시커먼 쓰나미가 마을을 덮지는 장면 등 공포를 자아내기에 충분한 장면들이 반복적으로 여과없이 안방까지 전해지면서 스트레스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일본 지진사태가 쓰나미에 이어 원전폭발로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고 이런 불안감이 스트레스를 극대화해 소화불량ㆍ두통 등을 유발하거나 고혈압ㆍ당뇨 등의 만성질환 증상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직장인 김수정(32ㆍ가명)씨는 일본 지진 소식을 접한 뒤부터 먹기만 하면 신물이 올라오고 체한 듯한 증상이 계속돼 17일 동네 병원을 찾았다. 소화불량의 원인은 '신경성 위염'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김씨는 "중국 쓰촨성 및 아이티 대지진 때도 좀 놀라기는 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번 일본 지진사태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며 "많이 예민해져서 그런지 잘 먹지도 못하겠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주변 동료들 가운데도 불안해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20만명 넘게 사망한 아이티 지진보다 이번 일본 지진사태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국희 한강성심병원 정신과 교수는 "좋은 관계였든 나쁜 관계였든 일본은 한국 사람들의 정서에서 매우 비중이 큰 나라인 만큼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심리적으로 더욱 가깝게 느껴지기 때문"이라며 "더욱이 방사능 유출 등 국내에 여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일에 대한 언론의 경쟁적 보도도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소 성격이 예민한 사람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의 농도가 올라가면서 장기의 움직임을 주관하는 자율신경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쳐 소화불량ㆍ복통 등을 유발하게 된다.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는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도 악화될 수 있으며 심리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는 긴장성 두통도 심해진다. 또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혈압이 올라가고 인슐린 작용이 방해를 받으면서 고혈압ㆍ당뇨 등의 만성질환도 악화할 수 있다. 홍성수 비에비스나무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스트레스로 인한 기능성 소화불량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불안과 갈등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요가나 명상ㆍ걷기 등으로 안정을 취하고 과식을 자제하며 잠들기 2~3시간 전 음식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만성질환자들의 경우 재난보도 시청과 관련 대화를 가급적 최소화하며 가벼운 산책과 족욕 등으로 긴장을 풀어주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음주와 흡연량을 줄이고 수면부족은 스트레스를 악화시키는 만큼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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