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염색·파마 등 일탈학생은 없었다

서울 학생인권조례 적용 첫날<br>교사들은 법적 공방 해결 때까지 혼란 가중 우려

"새 학기라 그런지 오히려 염색ㆍ파마는 줄었다" "대체로 학생답게 단정한 차림이 많았다"

서울 학생인권조례가 적용되는 새 학기 첫날인 2일 학교는 특별한 혼선 없이 대체로 평온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과 교육과학기술부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교사들은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를 두고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일단 우려와는 달리 인권조례 시행에 따른 일탈 학생은 많지 않았다.

대다수 학교에서는 별 문제가 없었다는 반응이다. 대광중학교의 한 교사는 "새 학기에 새로운 다짐을 해서인지 학년 말보다 파마ㆍ염색이 줄었다"고 말했다. 다만 신광여중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파마한 학생이 늘었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특별한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방배동에 거주하는 중학생 신모군은 "염색이나 파마한 학생을 못 봤다. 학교에서 아직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신대방동의 고등학생 박모군은 "두발과 복장을 놓고 학교에서 학생들과 선생님들 간 갈등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권조례를 놓고 교과부와 서울시교육청이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다 조만간 학교운영위원회가 구성되고 학칙을 개정하게 되면 현장의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교사들은 "확실한 것이 결정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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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학교에서 3~4월 중 학교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학칙 개정 등을 진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말 조례의 상위법에 해당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학생 두발과 복장을 일선 학교에서 학칙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개정돼 상황이 묘하게 얽히고 있다.

물론 교육청은 학칙의 상위법이 조례인 만큼 학칙은 조례의 내용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무엇보다 어떤 방향으로도 지도 방침을 정할 수 없다는 게 현장 교사들의 불만이다. 구산중학교의 김동근 생활지도부장은 "아직까지 우리 학교는 염색과 파마는 안 된다"면서 "그러나 교과부와 교육청에서 확정된 것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정부 차원의 학교폭력 대책과 맞물려 현장에서는 조례 찬반 논란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학교폭력 대책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 두발과 복장 자율화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될 소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권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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