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영화사 집
-대표 사진은 쓰지 말아 달라고 하고 포스터로만 그래픽을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객관적이고 대중의 시선에서 접근.
=새로운 즐거움 줄 수 있는 영화 만들기 위해 카피라이터에서 제작자로 변신
=새 작품 선택할 때는 기존 영화보다 신선한 방향으로 차별화
=내 아내의 모든 것 등 7편 모두 흥행
=7월4일 설경구, 정우성, 한효주 주연의 ‘감시자들’ 개봉
=앞으로 1년에 2편 이상씩 제작하고 싶어
“좀 더 객관적이고 대중의 시선에서 영화에 접근하는 게 관객들이 재미있게 봐주는 이유가 아닐까요. 상업영화를 하는 사람이니 제작비에 대한 책임감은 기본이며, 부끄럽지 않고 새로운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합니다.”
22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영화사 집. 이유진(45) 대표 방에 들어가자 조만간 개봉할 ‘감시자들’을 비롯해 ‘그 놈 목소리’, ‘행복’, ‘전우치’, ‘내 사랑 내 곁에’, ‘내 아내의 모든 것’ 등 히트작들의 포스터가 나란히 걸려있다. 실제 이 대표는 지난 2005년 설립 후 7편을 제작해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비결을 묻자 그는 “홈런은 아니고 안타 정도 아닐까”라고 겸손해 하면서도 “자신감과는 별개로 제 영화를 냉정하게 보면서 단점을 보완하고 완성도를 높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교육공학을 전공한 유명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 출신이다. ‘정사’의 마케팅 담당으로 시작해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달콤한 인생’ 등의 프로듀서를 거쳤고 ‘너는 내 운명’을 공동 제작했다. 2007년에는 미국 유명 영화지 버라이어티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10인의 프로듀서’에 아시아 영화인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영화 제작에 뛰어든 계기에 대해 그는 “광고와 영화는 모두 창조적인 일이지만 광고주가 있는 광고와는 달리 영화는 이뤄졌을 때의 성취감이 다르다”고 말했다. 리스크가 크지만 그간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었기에 영화를 선택하고 꾸준히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차기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설경구, 정우성, 한효주 주연의 ‘감시자들’이 오는 7월4일 개봉한다. 이 대표는 “새 작품을 선택할 때는 기존 영화보다 조금은 새롭고 신선한 방향으로 차별화 하려고 한다”면서 “특수한 감시만을 전문으로 하는 경찰과 범죄자의 대립, 그리고 신입 여형사의 성장 이야기”라고 귀띔했다.
이 대표는 그간 황정민(너는 내 운명), 류승룡(내 아내의 모든 것) 등 스타를 많이 만든 제작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배우들이 어느 한 역할에 성공하면 비슷한 시나리오가 들어온다고 하는데 저는 기존 이미지와 다르게 부딪히는 역발상 캐스팅을 좋아하는 편”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캐릭터와 배우가 확실한 시너지를 일으킬 때 스타배우가 탄생한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임수정(내 아내의 모든 것)씨도 성숙한 여성미를 풍길 때라고 설득해 파격적인 변신을 했다”면서 “이번에는 정우성씨가 처음 악역을 맡았고 한효주씨도 다른 캐릭터를 발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간 제작한 영화 중 ‘전우치’가 613만명으로 최고 관객을 기록하고 있다. 1,000만 영화에 대한 욕심이 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손익분기점을 넘어 수익을 내면 좋고 언제나 목표는 안정된 스코어”라고 답했다. 1,000만 관객을 하겠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시기 운과 영화 운이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제작자가 조율하고 방향을 잡아나가 좋은 결과를 내도록 이끌어 가지만 영화는 혼자만이 아니라 감독, 스텝, 배우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며 “제 일은 한 편, 한 편 영화의 깜냥과 역할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이 대표는 “할리우드 영화는 전세계 시장을 놓고 하니 제작비 리스크도 적고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면서 “아시아 시장을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시장을 넓히는 것이 가장 큰 희망”이라고 피력했다. 다만 그는 “영화가 문화를 다루기 때문에 쉽지 않고 합작영화가 성공한 케이스가 아직 없어 고민도 크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지역이 할리우드 영화 아니면 자국영화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영화사 집은 어느덧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제작사로 자리매김했다. 이 대표는 “1년에 한 작품씩 8년간 만들어왔는데 앞으로는 1년에 2편 이상씩 제작하고 싶다”며 “좀 더 안정적인 기반을 두고 많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일정한 캐시플로어가 있지 않고 불안정한 점은 항상 고민된다”고 말했다. 열악한 투자시스템 속에서 영화계에서 한탄처럼 나오는 ‘10년을 못 넘긴다’는 이야기가 줄었으면 한다는 얘기다.
이어 이 대표는 “시장이 더 넓어지고 영화사가 지속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며 “투자자는 제작자에게 창조에 대한 권한이나 저작권 힘을 더 실어줘 개별 제작자가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풍토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