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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연체 '비상'
입력2008.06.19 18:16:26
수정
2008.06.19 18:16:26
올 기업 비용부담 급증·경기 부진에 부실 조짐<br>하나銀 3월 연체율 1.54%등 가파른 상승세에<br>국민·우리銀등 대규모 대손상각 처리 잇달아
최근 들어 경기부진 속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높아질 조짐을 보이자 은행권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지난 2006년부터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려왔으나 올 들어서는 물가급등에 따른 소비위축 등으로 경기가 더욱 나빠질 조짐을 보이자 중소기업 대출 부실 우려로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보통 대출이 집행된 후 1년 정도 지나야 연체에 따른 부실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다 환율 상승까지 겹쳐 기업의 비용부담이 늘어나는데다 소비심리마저 크게 위축돼 중기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중기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12월 1.00%에서 올 3월 말에는 1.54%로 높아졌다. 하나은행의 중기대출 증가규모는 지난해 4ㆍ4분기에는 6,000억원에 달했지만 올 1ㆍ4분기에는 2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4ㆍ4분기 중 중기대출 연체가 늘어나자 전 분기보다 3배 이상 많은 698억원을 대손상각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중기대출을 13조원가량 늘린 데 이어 올 1ㆍ4분기에도 3조3,000억원의 중기대출을 집행했다. 3월 말 현재 국민은행의 중기대출 연체율은 0.71%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결코 낙관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연체율이 낮은 것은 대출자산이 건전해서가 아니라 일부 대출의 연체가 6개월 이상(자산건전성 분류기준상 추정손실) 진행되면서 연체금액 중 상당 부분을 대손상각 처리했기 때문이다. 연체금액을 대손상각으로 떨어내면 상각분만큼 연체율이 낮아지지만 순익이 감소하게 된다.
구본성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민은행의 지난해 12월 연체율은 0.59%로 시중은행 가운데 비교적 낮은 수준이지만 대손상각을 감안하면 0.9%대로 1%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연체율로만 따지면 실제 자산의 건전도를 측정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지난해 10조원의 중기대출을 늘린 우리은행도 최근 들어 연체율 상승으로 고민하고 있다. 공식적인 중기대출 연체율은 0.97%지만 대손상각 이전의 연체율은 1%를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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