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IT업계의 끝없는 기술분쟁

[기자의 눈] IT업계의 끝없는 기술분쟁 권경희 기자 sunshine@sed.co.kr 정보기술(IT) 중소기업인 컴트루테크놀로지가 A사와 기술매각 협상을 벌이다 무산되자 기술유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컴트루테크놀로지는 A사가 자사의 유해사이트 및 동영상 차단 프로그램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영업기밀을 빼낸 뒤 일방적으로 인수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A사는 "품질 기준에 맞지 않아 인수협상을 중단한 것"이라며 "비밀 양해각서를 체결했기 때문에 기술유출은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A사가 컴트루테크놀로지의 주장을 '억측'이라고 반박하지만 숱한 기술분쟁 사례를 감안할 때 이번 사건을 단순히 넘길 사안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사실 IT업계에서 이런 기술유출 분쟁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특히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부당하게 빼내는 경우가 빈번히 일어난다. 지난해 말에는 모 대기업이 벤처업체인 슈버에서 개발한 휴대전화 관련 특허기술을 모방해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심결이 나오기도 했다. 한때 벤처 성공신화를 꿈꾸는 슈버가 불과 몇 년 만에 부도기업으로 전락한 사연은 한편의 드라마 같다. IT업계는 더욱이 도덕경영의 대표기업으로 꼽히던 A사가 이런 기술유출 분쟁에 휘말린 데 대해 크게 실망하는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A사, 너마저도"라는 말이 흘러나올 정도다. 정보서비스(SI)기업들의 횡포도 만만치 않았다. 고현진 소프트웨어진흥원 원장은 최근 "SI업체들 때문에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기술분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대기업의 보복을 우려해 쉬쉬하는 게 중소기업의 현실이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이 부당하게 기술을 침해해도 과연 대기업을 이길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소송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기술유출 분쟁을 차단하려면 지적재산권을 철저히 보고하고 이를 존중하는 법적ㆍ문화적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그래야 한국에서도 퀄컴 같은 세계적인 스타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 입력시간 : 2006/03/0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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