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긴 조정국면에 빠지면서 지난해 폭발적인 수익률을 자랑했던 주식형 펀드 수익률의 그늘이 깊어지고 있다.
또 수익률 하락과 함께 주식형 및 혼합형 펀드들이 주식비중을 줄여가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채권시장이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6개월∼1년)으로 안정성과 함께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채권형 펀드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하다.
◆ 수익률 주식형↓.. 채권형↑= 증시 조정이 길어지면서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하락폭이 깊어지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평균 62.38%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순수 주식형펀드는 올들어 이달13일까지 수익률이 평균 5.62% 하락했다.
주식혼합형의 경우도 -1.93%, 채권혼합펀드도 -0.93%의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지난 해 수익률이 1.9%로 극도의 부진에 빠져 있던 채권형펀드는 올들어평균 0.71%의 수익률을 기록, 국내 펀드 유형 가운데 가장 수익률이 높다.
펀드별로는 삼성투신운용의 `ABFKorea인덱스종류형채권CLASSA'(1.54%), `삼성장기주택마련채권1'(1.41%), 조흥투신의 `Tops적립식채권1'(1.33%), KB자산운용의 `KB막강국공채적립투자신탁'(1.18%), 한국운용의 `부자아빠퇴직채권1'(1.13%), PCA투신운용의 `PCA스탠다드플러스채권I-34'(1.05%) 등은 1%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수익률 상위에 올라 있다 이처럼 채권형 펀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통화 및 금리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급등했던 채권 금리가 금리 인상 행진 마감에 대한 기대 속에 큰 폭으로떨어졌기 때문이다.
지표물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올 연초 연 5.20%에 근접했다가 최근 급격한하락세를 보이며 연 4.80%에 근접하고 있다.
◆ "작년과 같은 금리 급등은 없다" =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채권 금리 급등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최근 장이 밀릴 때마다 출현했던 대기 매수세를 통해 그동안 미뤄왔던 기관들의지금집행이 일부 관찰되고 있고 일부 부동자금이 유입된 MMF도 수탁고가 늘면서 채권 수급에 숨통이 트이는 게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이런 기대 속에 그 동안 꾸준한 자금 유출을 보이며 47조원대까지 줄었던 채권형 펀드 수탁고가 최근 나흘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형 수탁고는 지난 8일 47조6천860원을 바닥으로 9일 47조8천480억원, 10일47조9천80억원, 13일 47조9천890억원으로 소폭이지만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권정호 애널리스트는 "불확실성 축소로 기관의 자금 집행이 본격화되고, 주식시장의 조정이 길어진다는 전제 하에 채권형 펀드 수탁고 증가세 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요인들을 감안하면 연 평균 수익률이 1.9%에 머물렀던 지난해와 같은 채권형펀드의 극심한 수익률 부진이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이동수 애널리스트는 "지난해와 같은 수익률 부진이 이어지지는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정기예금 금리보다 1% 가량 높은 4.5%∼5.2%의 수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조한조 애널리스트도 "금리 급등 요인이 사라졌으며 올해 채권 금리는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자산배분 차원 채권형 펀드에 관심을 = 채권시장에 대한 전망이 밝은 편이지만 채권형 펀드를 주식형펀드의 대체상품으로 활용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평가다.
채권형펀드의 연간 기대 수익률이 4∼5% 수준에 불과한데 반해 주식형펀드의 경우 시장이 살아난다면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주식형 펀드에 넣었던 자금을 모두 빼 채권형으로 옮긴다든지 하는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다만 주식형과 채권형에 자산을 적절히 배분해 안정성을 높이면서 일정 수준의수익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투자의 상식이다.
한국펀드평가 이 애널리스트는 "6개월 내지 1년의 기간에 안정적인 투자로 예금금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한다면 채권형펀드로 자산을 분산해보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조한조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거뒀거나 거치식으로 목돈을 투자하는 경우라면,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에서 채권형펀드 비중제고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