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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가격은 뛰고, 매매가격은 기는데.. 전세 끼고 내 집 마련해 볼까' 수도권 전셋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부동산업계 따르면 수도권 전세난이 이어지면서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3.3㎡당 사상 처음으로 700만원을 넘어섰다. 신도시와 수도권 전셋값 역시 사상 최고치다. 반면 더딘 경기회복에 매매가격은 하락세다. 내 집 마련을 못한 사람에게는 전셋값 상승이 그리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전세를 끼고 내 집을 마련하기가 그 만큼 쉬워졌다는 얘기다. 특히 전세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매매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세를 끼고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오히려 좋은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입지와 브랜드 등 향후 아파트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전세가격과 매매가격간 차이가 크지 않은 아파트 단지는 어디가 있을까. '전세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해 볼만한 수도권 주요 아파트를 알아본다.』 ● "전세가 비율 60% 넘는 수도권 알짜 단지 주목을"
고양·평택·안산등 초기투자비용 적은곳 많아
수원 영통 72㎡형 전세가 비율 76% 달하기도
전문가 "전세 레버리지 50~60%선이 적당" 양천구 목동 현대 하이페리온Ⅱ. 서울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주상복합 아파트로 강남에 버금간다는 학군 및 학원가, 백화점ㆍ할인점 등 각종 편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이 지역의 랜드마크 단지다. 이 아파트 85㎡형(이하 공급면적)의 평균 전세가격은 2억5,000만원으로 지난 1년 동안 4,000만원이나 올랐다. 반면 평균 매매가격은 4억2,500만원으로 오히려 1,500만원이 떨어졌다. 전세를 끼고 구입할 경우 1년 전에는 2억3,000만원이 필요했다면 지금은 1억7,500만원이면 가능하다는 얘기다. 최근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전세를 끼고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새로운 주택구입의 방법으로 주목 받고 있다.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 목적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경기 불황으로 주택 매매가격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전셋값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초기투자 비용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치솟은 전셋값을 지렛대 삼으면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주택에 투자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매매가는 뒷걸음, 전세가는 고공행진=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에 나타난 특징 가운데 하나는 기존 주택의 매매가격 약세, 전세가격 강세 현상이다. 연초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반짝 강세를 보였던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후 거래침체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전반적인 약세로 돌아섰다. 반면 전세가는 학군 수요로 오름세를 보이는 계절적인 요인 외에도 입주물량 부족,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따른 멸실 주택 증가 등으로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매매가격은 3.26% 오른 반면 전세가격은 이의 3배에 육박하는 8.86%가 올랐다. 서울은 전세가격이 11.51%가 올라 매매가격 상승률 5.24%의 두 배에 달했다. 특히 경기도와 수도권 신도시는 전세가격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의 4.7배, 6.7배에 이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확대 이후 자금 줄이 끊긴 수요자라면 전세금 정도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은상 닥터아파트 연구원은“최근 1년 사이에 전세가격 변동 폭이 매매가격 변동 폭을 크게 웃돌고 있다”며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높은 단지 중에 입지와 브랜드 등이 우수한 단지를 눈 여겨 볼 만하다”고 말했다 ◇전세가 비율이 높은 단지를 주목하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과 경기도, 수도권 신도시 등에는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60%가 넘는 단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매매가격은 하락하고 전세가격은 상승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일부 단지의 경우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1년 전 39% 대에서 59% 대로 무려 20%포인트가 상승한 곳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랜드마크 단지인 삼성 래미안 퍼스티지. 이 아파트 87㎡형의 경우 현재 평균 매매가격은 9억9,500만원. 전세가격은 5억7,500만원으로 전세를 끼고 구입할 경우 4억2,000만원만이 필요하다. 1년 전 이 아파트의 매매가와 전세가가 각각 7억9,500만원, 3억1,0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초기 투자비용이 6,000만원 정도 낮아진 것이다. 인근 부동산인 S공인의 한 관계자는“강남의 명문인 세화고, 세화여고와 계성 초등학교 등이 단지 인근에 위치해 있다”며 “학군에다 브랜드 아파트, 교통 및 편의시설 등의 장점으로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 수원, 평택, 안산시 등에는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60% 이상으로 초기투자 비용이 적은 알짜 단지들이 의외로 많다. 수원시 영통동 신나무실주공5단지 72㎡형의 경우 평균 매매가격은 1억3,500만원, 평균 전세가격은 1억250만원이다. 전세가 비율이 무려 76%로 전세를 끼고 구입할 경우 초기투자 비용이 3,250만원에 불과하다. 이 아파트를 1년 전에 전세를 끼고 사려고 했다면 5,750만원이 필요했다. 당시 평균 매매가격은 1억3,500만원, 전세가격은 7,750만원이었다. 1년 동안 매매가격은 변동이 없는데 전세가격은 2,500만원이 올랐다. 이 아파트는 총 1,504가구의 대단지로, 영통초ㆍ영통중ㆍ영덕고를 걸어서 다닐 수 있으며 홈플러스, 그랜드백화점 등 편의시설도 가깝다. 오는 2013년에는 분당선 연장선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1기 신도시인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위치한 무지개 대림 아파트도 눈여겨 볼만하다. 구미초ㆍ대덕중학교 등이 인접해 있고 분당선 오리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이 아파트 66㎡형은 지난 1년 동안 매매가는 2억1,500만원으로 불과 500만원 밖에 오르지 않았다. 반면 전세가는 2,500만원이나 올라 1억3,250만원선이다. 지난 1년 동안 전세가격이 크게 오른 덕분에 전세를 끼고 구입할 경우 2,000만원이 줄어든 8,250만원이면 투자가 가능하다. ◇전세 레버리지는 50~60%선이 적당= 그렇다면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어느 정도가 좋을까. 각자의 자금사정과 투자계획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50~60%선이 적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전세 보증금은 나중에 한꺼번에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만큼 전세가 비율이 너무 높으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전세 수요가 꾸준한 곳을 공략하는 것이 방법이다. 이호연 부동산114연구원은“가급적 입주한지 얼마 안된 새 아파트나 역세권 주변, 대규모 단지 등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개발호재가 있는 곳에서 매물을 찾아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무조건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다고 덤비기 보다는 매매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곳을 공략하라는 얘기다. 역세권 소형 아파트 가운데 전세가 비율이 높은 곳을 골라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로 돌려 대출 이자 등을 충당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전세를 끼고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만한 대상은 당장 입주하지 않아도 되는 신혼부부나 갈아타기를 고려하고 있는 수요자들이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구입한 주택의 전세기간이 만료된 뒤 기존 집을 팔거나 전세금을 받아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