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그레이트챌린지코리아] <1> 러시아에 꽃핀 '메이드 인 코리아'

"삼성은 선교사이자 해병대"… 無에서 有를 창조하다<br>급변하는 시장·열악한 상황딛고 전기 끌어와 칼루가 공장 완공<br>주재원 '낮술은 기본, 아침술도' 희생통해 인프라 근간마련 '결실'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에 세워진 삼성전자의 TV(모니터) 공장으로 지난 2008년 7월부터 가동 중이다. 2010년에는 총 500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모스크바 시내에서 한 러시아 소비자가 삼성전자의 MP3를 들고 있다. 뒤로는 삼성전자의 광고 간판이 보인다.


SetSectionName(); [그레이트챌린지코리아] 러시아에 꽃핀 '메이드 인 코리아' "삼성은 선교사이자 해병대"… 無에서 有를 창조하다급변하는 시장·열악한 상황딛고 전기 끌어와 칼루가 공장 완공주재원 '낮술은 기본, 아침술도' 희생통해 인프라 근간마련 '결실' 모스크바=홍재원기자 jwhong@sed.co.kr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에 세워진 삼성전자의 TV(모니터) 공장으로 지난 2008년 7월부터 가동 중이다. 2010년에는 총 500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모스크바 시내에서 한 러시아 소비자가 삼성전자의 MP3를 들고 있다. 뒤로는 삼성전자의 광고 간판이 보인다.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과연 추웠다.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니 유려한 모스크바강이 삽시간에 얼어붙고 코 안이 얼어 바스락거렸다. 굳어버린 콧물을 털어내면서 이곳이 옛 소련의 심장부임을 실감했다. 현지 삼성전자 러시아 법인의 임선홍 상무가 반갑게 맞아줬다. 법인 사무실을 둘러보니 그리 넓지 않은 3개 층에 350여명의 현지 직원들과 주재원 몇 사람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임 상무는 "얼마 전 러시아 소비자를 대상으로 브랜드 선호도를 조사한 게 있어요. 놀랍게도 삼성이 1위였죠. 애플도 있고 IBM•도요타도 있고 그뿐입니까. 글로벌 항공사, 심지어 샴푸회사까지 세계 모든 기업이 망라된 조사였습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LCD TV는 34.2%의 점유율로 확고한 1위, 휴대폰 또한 최근 노키아를 추월하면서 올해 1위 등극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인기가 정말 그 정도일까. 시내로 나가 러시아 전자제품 판매점을 돌아봤다. 러시아 전체 전자제품 판매량의 35%가량을 책임지는 유통점 엘도라도의 모스크바 매장을 골랐다. 입구부터 삼성 LED TV 전시관이 버티고 있었고 체감하기론 TV뿐 아니라 가전•휴대폰 등 전체 제품의 절반은 삼성 것인 듯했다. 매장 관리인인 안드레이(35)는 "절반까지는 아니고 전체 TV의 25% 정도가 삼숭(삼성) 제품"이라며 웃었다. 그는 "7년 전만 해도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이 명품이었지만 최근에는 삼성이 월등한 자리에 올라섰다"며 "뛰어난 품질과 디자인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모바일 브랜드숍의 판매 디렉터 슈카레프(26)는 "휴대폰 쪽에서는 노키아와 삼성이 비슷한 인기를 얻고 있지만 터치폰은 삼성의 '스타(현지 제품명)'가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며 "삼성이 진출한 후 모스크바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에 대한 신뢰가 커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위상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았다. '2심 휴대폰(통신사를 전환할 수 있는 휴대폰)' 등 철저하게 현지인의 사용 특성에 맞는 제품을 연구해 내놓았다. 지난해 4월 소니의 할인 공세에 한때 TV 1위를 내주면서도 끝까지 높은 가격을 고수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애지중지 지켰다. 특히 인터넷 등이 취약해 전자유통점 판매가 중요하기 때문에 현지 판매업체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CIS총괄인 서치원 전무는 이날도 거래선 사람들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보드카 2병을 마셨다. "러시아에서 처음 주재할 때는 낮술을, 두번째 주재할 때는 아침술을 배워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판매법인의 하루하루는 전쟁이다. 임 상무는 "삼성 러시아 법인 주재원은 해병대원"이라고 비유했다. 워낙 급변하는, 아무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시장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처리해야 한다는 뜻에서다. 해안 상륙에서 고지 점령까지 몸으로 뛰고 때로는 처절한 육박전도 불사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칼루가 공장으로 향했다. 모스크바에서 1시간 거리인 이곳이 러시아 시장뿐 아니라 유럽에까지 TV 등을 공급하는 삼성의 전략 생산기지다. 눈 덮인 황량한 벌판 한가운데 솟아 있는 LED TV 광고간판이 삼성 공장임을 말해주고 있었는데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다. 주철우 칼루가공장 관리담당부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공장이라고 했다. "500㎞ 떨어진 곳에서 전기를 끌어왔죠. 칼루가 주정부에서 정말 계획대로 공장 완공이 가능하냐고 하기에 우리가 '가스 점화식'이라는 말도 안 되는 행사를 잡아버렸어요." 칼루가 정부도 어쩔 수 없이 그 날짜에는 가스를 공급해줘야 했다. 러시아에는 TV 테두리를 만들어줄 만한 현지 업체가 없어 사출 공정까지 삼성 공장 내부에 따로 만들었다. 지금까지 총 1억9,700만달러를 투자하고 1,380명을 고용했다. 현지 협력업체를 22개 확보했고 올해 36개사로 늘린다. 구매금액은 3,000만달러까지 예상하고 있다. 악조건 속에서도 올해에는 연간 500만대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러시아 당국으로서는 삼성이 관련 산업을 일으켜주는 해병대요, 수색대이다. 공장은 언제나 분주하다. 공장 없이는 판매도 없다. 우병대 생산담당부장은 공장을 구경시켜주면서도 내내 전화통화를 했다. "뭐라고? 오브닌스크에서 자재 통관이 안 돼? 무슨 문제인지 이번 사례는 제대로 분석해봐. 담당자를 목요일에 만나보자고." 그는 모스크바에 산 지 1년이 넘었지만 시내 구경조차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아내에게는 좀 미안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죠." 주 부장은 "우리는 또한 선교사"라고 표현했다. 피와 땀 위에 꽃이 핀다고 했다. 지금 주재원들의 희생은 후임 주재원들의 초석이요, 러시아 산업 인프라의 근간이 될 것이다. "한국인의 근면·책임감 배우고 있죠" '아키모프 칼루가주 부지사 "한국인들은 부지런하고 특유의 책임감을 갖고 있죠. 배울 게 많습니다." 막심 아키모프 러시아 칼루가주 부지사는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은 조국이 만들고 있는 경제발전 속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정립해가고 있다"고 극찬했다. 한국에 대한 그의 인식은 칼루가에 진출해 있는 삼성전자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아키모프 부지사는 "삼성 제품의 품질은 러시아 생산 문화에서 일대 혁신"이라며 "삼성의 생산법인을 가보면 누구나 감명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앞선 기술력과 그러면서도 합리적인 제품 가격에 깊은 인상을 받은 듯했다. 아키모프 부지사는 "삼성은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고난도 기술력을 갖춘 장비를 들여왔다. 또한 대다수의 러시아 국민들에게 '상식적으로 수용 가능한 금액의 높은 품질'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라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다른 브랜드 제품을 살 필요가 전혀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아키모프 부지사는 삼성이 지역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효과에 대해서도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삼성은 지난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총 2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며 "칼루가주에서 진행되는 여러 프로젝트 중 투자규모 면에서나 지역경제 발전에 대한 기여도로 보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키모프 부지사는 "삼성전자의 높은 급여에서 비롯된 세금은 지역을 위한 예산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취업률도 높아지고 개인의 삶의 수준도 올라갔다"고 소개했다. 그는 "칼루가 주정부는 연방정부와 협력해 삼성전자에 통관 및 관세, 물류 최적화 등 아낌없는 지원을 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믿을 수 있는, 시간이 증명해준 파트너이자 꼭 함께 일해야 하는 그런 존재"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키모프 부지사는 러시아의 잠재력을 강조하면서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그는 "전문가들은 러시아 경제가 2010년부터 살아나기 시작, 경제성장률이 2.3%로 회복되며 오는 2011년에는 2.7%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러시아는 상당량의 금과 외화를 보유한 만큼 다시 고도의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레이트 챌린지 코리아] 기획·연재기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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