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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의심환자(58)가 1일 사망하면서 사회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아직 이 사망자의 직접적 사인이 메르스인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의심환자 가운데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민적 불안감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이 사망자가 메르스로 숨졌다고 판명될 경우 국내의 메르스 치사율이 중동(40%)보다 낮을 것임을 수차례 강조하며 낮은 치사율을 예상했던 보건당국의 판단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메르스 확진 판정이 나오지 않더라도 공포 확산을 막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확진환자는 물론이고 의심환자 중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메르스 환자 발생 이후 첫 사망자 나와=지난 5월15~17일 메르스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경기도 소재 B병원에서 국내 첫 메르스 환자 A씨(68)와 접촉한 이 사망자는 B병원이 있는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다 호흡곤란을 호소해 지난달 25일 경기도의 한 지방병원에 입원했다. 지난달 말 기준 보건당국의 격리대상자 129명에 포함돼 있던 이 사망자는 이날 급성호흡부전으로 사망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국내 첫 환자와 접촉한 적이 있는 메르스 의심환자 1명이 급성호흡부전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의심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됐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메르스 확진환자의 주요 증상인 급성호흡부전으로 사망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호흡부전이란 숨 쉬는 기능이 상실된 것을 의미한다. 급성호흡부전은 현재 메르스 확진환자가 대량 발생한 B병원 환자들이 많이 앓고 있는 질병이기도 하다.
◇사망원인, 이르면 2일 나올 듯=이날 사망한 환자가 메르스에 의한 사망인지를 확인하는 데는 1~2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2일 새벽에 사망원인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당국은 이 사망자의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이 환자가 사망하기 전에 채취한 검체로 역학조사와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환자가 원래 앓고 있던 급성호흡부전 등 기저 질환과 메르스의 연관성까지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유전자 검사에 시간이 많이 소요돼 당장 결과를 발표하기 어렵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망자가 숨을 거두기 전에 채취한 검체로 현재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주 중요한 검사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고 있으며 결과는 나오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메르스가 사망원인이면 공포 커질 듯='A씨 접촉 이후 호흡곤란에 따른 사망'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격을 주고 있지만 만약 이 환자가 메르스 감염자로 밝혀지면 공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메르스 최초 사망자 발생이라는 점에서 국민적 불안감이 증폭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병원 측은 A씨가 병원에 온 지 6일 만에 메르스 의심환자인지 알게 됐다고 밝혀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입원 6일 후에야 A씨의 격리조치를 취한 셈이어서 이 기간 환자와 접촉한 사람이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20일 첫 환자 발생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메르스 치사율이 낮을 것임을 꾸준히 시사해왔다. 권준욱 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수차례 "중동 메르스의 치사율은 40%에 달하지만 의료기술이 발달한 우리나라는 거기에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상황이 더욱 심각한 것은 현재도 위중한 환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기저 질환을 앓는 고령 환자가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첫 사망 사례를 계기로 추가 사례가 계속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5명이 폐렴 증상을 보여 인공호흡기를 장착하고 있으며 보건당국은 이 가운데 1명의 상태를 위중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이날 기준 682명의 격리대상자 가운데 35% 정도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고령자, 당뇨병 환자, 심장·신장질환자, 면역저하자(암환자 등) 등이 대상이다. 바꿔 얘기하면 이들도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3차 감염자와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현재 5명은 폐렴 증상이 있고 인공호흡기를 장착하고 있는데 이 중 한 환자의 경우 고령인데다 콩팥 질환도 있어 특히 우려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