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해외 주택사업 만만치 않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중견 건설업체가 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부동산 한파가 몰아치는데 반해 해외 시장은 매년 빠르게 성장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해외 시장은 국내 건설업체들에겐 기회의 땅이었다. 70년대 초반부터 불어온 중동 건설붐은 건설업계 뿐 아니라 국내 경제 전반에도 많은 기여를 했고 최근에도 이슬람권 지역에서 숱하게 이뤄지는 조(兆)원 단위의 공사는 국내 건설 업체들을 지탱하는 한 축이 되고 있다. 해외 시장은 많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국내 업체들에겐 황금 시장에 가까웠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보장은 없다. 특히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안되니까 어쩔 수 없이, 혹은 철저한 사전조사 없이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업체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 둬야 한다. 최근 국내 업체들이 활발하게 진출하는 곳은 카자흐스탄으로 이곳은 최근 2~3년간 부동산 값이 몇 곱절 뛰었을 정도로 호황이었다. 이를 보고 카자흐스탄에 진출하려고 계획했던 국내 건설사는 수 십 곳에 이르렀지만 현재는 2~3개 업체만이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사전 조사 없이 무작정 뛰어 들었다가 중간에 포기한 경우가 대부분인 셈이다. 수 년간 준비를 해온 이들 업체조차 급변하게 변하는 현지 부동산 시장 때문에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 얼마 전 카자흐스탄 알마티 시에서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을 시작한 우림 건설의 애플 타운은 올 초에는 모델하우스를 짓지 않고도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쳤을 것이란 얘기가 돌 정도로 현지 시장 상황은 호황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유동적이다. 해외 네트워크 및 조직력도 필수다. 특히 중견 업체들이 주로 진출하는 캄보디아, 알제리, 카자흐스탄처럼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우림 건설의 원완권 사장도 “해외 사업은 인허가 과정 등 건축 조건이 한국과 많이 달라 조직력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는 업체에 대해선 늘 불안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들 목소리 중 일부는 남의 성공을 배아파 하는 동종 업계의 험담일 수 있지만 이런 반응들 모두를 험담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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