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그리스 구제금융 때 긴축정책은 실패"

IMF 내부 보고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2010년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부과한 긴축정책에 대해 '명백한 실패'라며 자체 평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IMF는 '절대 대외비'로 분류한 내부 보고서에서 IMFㆍ유럽연합(EU)ㆍ유럽중앙은행(ECB) 등 '트로이카'가 제공한 1,440억달러의 구제금융이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가능하게 하고 세계경제에 대한 충격도 줄였지만 "그리스를 안정적 위치로 이끄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IMF는 보고서의 일부 내용이 언론에 알려지자 전체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IMF가 불황기에 정부 지출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승수 효과'를 간과한 점을 지적하며 "급격한 재정지출 삭감과 증세가 그리스를 얼마나 궤멸적 공황으로 몰고 갈 수 있는지를 과소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장의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긴축정책이 실시되자 은행 예금액의 30%가 빠져나갔고 그리스 경제는 전례 없는 고실업과 함께 예상보다 훨씬 깊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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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는 당시 1차 구제금융으로 위기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지난해 1,700억달러 규모의 2차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다. 현재까지 그리스는 6년 연속 경기침체 국면을 맞고 있으며 실업률은 한때 27%까지 치솟았다.

보고서에서는 트로이카 모두 책임이 있다면서도, 특히 EU는 다른 유로존 국가들에 위기가 전염되지 않게 하는 데만 집중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AFP통신은 "IMF가 트로이카의 다른 파트너들을 비난하는 데 (보고서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고 비꼬았다.

한편 보고서 내용이 공개되자 그리스는 들끓었다. 그리스 정부는 "구제금융 패키지로 치러야 했던 대가가 너무 가혹했음을 재확인한 셈"이라고 격앙된 목소리를 숨기지 않았다. 그리스의 권위지 카티메리니는 보고서와 관련해 "트로이카의 실수가 그리스 경제환경에 재난에 가까운 충격을 줬다"고 지적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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