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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중국 증시 조정과 그림자금융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출구전략으로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 경기마저 구조조정기에 진입하고 있어 주식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중국 은행 간 대출금리인 시보(SHIBOR)금리가 지난달 20일 사상 최고치인 13.44%까지 치솟는 등 신용경색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달 25일에는 상하이 주식시장이 장중 5.8%까지 급락, 1,900선도 무너졌다. 결국 인민은행이 '유동성 추가 공급'을 언급하면서 낙폭을 회복했지만 시중 자금난이 실물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7.5%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확산됐다.


중국 금융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은행이 연관된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이다. 그림자 금융의 가장 보편적인 형태에는 은행이 제2 금융기관 또는 대출회사의 투자자 모집을 대행하면서 고금리를 보증하는 형태의 자산관리상품(WMPㆍWealth Management Product)을 판매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자산관리상품 판매를 포함한 은행의 부외거래 총 규모가 2012년 말 기준 7조6,000억위안으로 전체 은행대출의 12.1%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은행 입장에서 당국이 75%로 제한하고 있는 예대비율 규제를 피할 수 있고 일반대출에 비해 큰 마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이 이 과정에 투자자에게 보증을 취하는 경우가 흔해 은행의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어 중국 금융시스템 전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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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금융 자체는 소액이고 대부분 만기가 3개월 미만이며 절차도 간단하다는 점에서 실물경제의 확대에 미치지 못하는 금융의 수요를 충족시켜 지역 민간경제에 활력을 제공하는 측면도 있다.

중국 정부는 그림자 금융의 관리를 위해 올 3월 WMP의 은행보증과 판매비율 등에 대한 강력한 규제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이후 자산관리상품의 잔액은 정체하고 있으며 2013년 1ㆍ4분기 중 판매된 자산관리상품의 만기도래가 6월 들어 본격화되며 자금시장 경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긴 흐름에서 보면 이번 신용경색의 가장 큰 원인은 그림자 금융을 관리해 큰 위기를 막아보려는 정책 영향일 수 있고 정부 입장에서는 일정 정도의 신용경색을 통해서 한계기업들을 구조조정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도 판단된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수요부진과 중국 정부의 금융구조 개혁에 따른 유동성 긴축을 이유로 경제전망을 하향조정했다.

중국 금융경색 국면은 앞으로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 정부의 경제개혁 의지를 감안하면 당분간 한국 주식시장이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긴 흐름에서 보면 이번주가 조정기가 낙폭이 큰 우량 대형주나 장기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내수시장의 수혜주에 대한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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