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감성으로 치안 문제에 접근하는 경찰이 되고 싶어요."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육아맘' 김현(34·사진)씨는 학창 시절부터 줄곧 푸른 제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꿈꿔왔다. 중학교 시절 같은 학교의 몇몇 선배들이 몰려와 윽박지르며 돈을 빼앗은 후부터 경찰에 대한 꿈은 더 굳어졌다. 대학도 경찰행정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지난 2005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결혼해 육아에만 전념하는 엄마가 돼버렸다.
아이들도 봐야 하는 상황에서 그는 집 앞 도서관에서 하루 4시간씩 꼬박꼬박 책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올해 경찰공무원 일반공채에 당당히 합격해 총 34주 1,190시간의 중앙경찰학교 교육을 거쳐 드디어 '순경'이 됐다. 김 순경은 "앞으로 여성·청소년 문제를 담당하는 경찰이 되고 싶다"며 "저 같은 엄마들이 안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14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대에서 열린 신임 경찰 제282기 졸업식에는 김 순경 등 '새내기 경찰관' 2,918명과 가족 등 1만3,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졸업식에는 육아맘 김 순경을 비롯해 일란성 쌍둥이와 자매 경찰관, 20차례나 응시한 순경, 보컬트레이너 출신 등 이색적인 이력을 지닌 이들이 경찰로서의 새 인생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