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드라이빙 New Car] 재규어 X타입 시승기

17인치 휠 장착 '다리 근육' 강화<br>4륜 구동으로 승차감도 부드러워


한눈에 어떤 브랜드인지 알아볼 수 있는 차가 있을까. 아무래도 디자인이 독특한 차들이 아닐까 싶다. 그 중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브랜드가 바로 재규어다. 전통과 역사를 중시하는 영국 브랜드답게 독특한 외관 디자인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재규어의 엔트리급 모델인 X타입과 마주했다. 상위모델인 XJ타입, XK타입에 비해 차체가 다소 작았지만 재규어 특유의 길다란 보닛과 엠블럼은 그대로 이어받았다. 한눈에 재규어 패밀리임을 보여주는 디자인이다. 젊은층을 겨냥한 엔트리카답게 오히려 세련미를 더했다. 타원형 헤드램프에는 제논HID가 추가돼 더욱 강력한 눈빛을 뿜어내고 기본 16인치 휠 대신 17인치 휠을 장착해 다리 근육을 강화했다. 시동을 걸자 맹수의 숨소리가 들려온다. 마치 재규어가 먹이를 향해 전력질주하기에 앞서 힘을 모으는 것처럼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소리인 듯하다 . 중부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심장을 달군 재규어가 달릴 수 있는 들판이 제대로 눈앞에 펼쳐진 셈이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었다. 재규어의 다른 상위 모델보다 초기 추진력이 다소 떨어졌지만 일단 속도가 붙자 차이를 느끼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실제 재규어 X타입은 3,000cc V6 엔진에서 최고 231마력의 힘을 내뿜는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속도는 7.5초다. 제로백 시간을 검증하려고 마음속으로 7초를 세며 가속하자 어느덧 속도계는 140km를 가리키고 있었다. 정지상태에서 출발하지 않았던 것을 잠시 잊었던 것이다. X타입은 4륜구동이다. 겨울철 미끄러운 빙판길이나 눈길에서도 질주본능을 그대로 발휘할 수 있다. 시승하는 동안 눈길이 없어 직접 체험하지는 못했지만 곡선주로에서의 부드러운 승차감만으로도 4륜구동의 안정감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X타입의 4륜구동 시스템은 평상 시에는 엔진파워를 전륜과 후륜에 각각 40%, 60%씩 분배한다. 하지만 노면이 젖어있거나 급가속하다 한쪽 바퀴가 미끄러지면 나머지 바퀴에 구동력을 집중해 균형을 유지한다. 시속 100km로 안정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이제 부드러운 승차감을 느껴볼 시간이다. 앞서가는 차들을 추월하기 위해 차선을 바꿀 때 손가락 하나만으로 핸들을 움직여 차선을 옮겨 다닐 수 있었다. 재규어 특유의 섬세하고 가벼운 핸들링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도중에 휴식을 위해 잠시 휴게소에 들렀다. 커피를 손에 들고 차에 오르자 내부 인테리어와 편의 기능들이 눈에 들어온다. 원목의 나뭇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우드그레인과 상위 모델에 비해 전혀 뒤쳐지지 않는 넓은 실내 공간은 클래식카의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운전자의 자세나 위치에 맞춰 사이드 미러의 각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10방향 메모리 파워시트 기능을 발견했다. 처음 차에 올라 시트 위치만 조절하고 사이드 미러 각도를 조정하지 않았는데도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기능 덕분인 것을 그제야 알아차렸다. 운전하기 전 사이드 미러 조절을 자주 잊어버리는 기자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기능이다. 재규어 X타입의 빼어난 성능과 디자인에는 감탄했지만 가격과 연비는 다소 실망스럽다. X타입 2.5모델은 4,990만원, 3.0모델은 5,990만원으로 다른 브랜드들의 엔트리카와 비교하면 꽤 비싼 편이다. 2.5리터 모델이 5,000만원에 육박하니 웬만한 사람들은 엄두를 내기조차 힘든 가격대다. 공식 연비는 2.5모델이 8.4km/ℓ, 3.0모델이 7.4km/ℓ로 공히 3등급이다. 최근 수입차 업계의 가격인하 바람이 거세고 고유가로 인해 자동차 업계가 연비 향상에 주력하고 있으니 X타입의 경제성이 향상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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