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국내외 IT업계 사업 다각화 '붐'

EMC·시스코등 M&A·사업제휴 통해 '토털 솔루션 기업' 추구


최근들어 정보기술(IT) 업계에 사업 다각화 붐이 일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IT업체들은 하드웨어(HW)나 소프트웨어(SW) 등 특정 영역에 힘을 집중해 왔지만 요즘에는 여러 비즈니스를 모두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 기업'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고객들의 요구사항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고 있어서 여러 사업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원스톱 비즈니스 체제'가 구축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MC, IBM, 시스코, 오라클, 한글과컴퓨터 등 국내ㆍ외 IT업체들은 인수합병(M&A)과 제휴, 자체 역량 강화 등을 통해 기존의 특정 전문 사업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분야로 발을 넓히고 있다. EMC는 지난 2000년대 초만해도 기업용 스토리지(저장장치)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었지만 2003년부터 서버 가상화 SW업체(VM웨어)와 데이터중복제거 솔루션업체(데이터도메인) 등 모두 50여개 회사를 인수하고 IT서비스 부문 역량을 강화해 정보 인프라스트럭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신했다. 이에 따라 과거 하드웨어 중심의 매출구조에서 벗어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엇비슷해졌다. 김경진 한국EMC 사장은 "EMC는 이제 스토리지 전문 회사가 아니라 토탈 솔루션 기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원래 비즈니스 IT시스템에 필요한 모든 네트워크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이었던 시스코는 유기적인 네트워크 환경을 필요로 하는 데이터센터와 유비쿼터스 환경 구축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00년 이후부터 다양한 IT솔루션 기업을 인수했으며, 현재 ▦네트워크 ▦데이터 ▦보안 등의 분야에서 광범위한 기술을 확보한 '통합 IT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PC 업체였던 IBM도 1993년 이후 사업 영역을 e-비즈니스, 소프트웨어, IT장비 임대, 네트워킹 서비스로 확대하고 IT컨설팅 업체를 인수해 IT인프라 구축부터 변경관리까지 고객에게 필요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종합 정보 IT서비스 기업으로 변모했다. 오라클 역시 지난 2005년부터 SW 업체에 대한 M&A를 본격적으로 진행해 데이터베이스 전문업체에서 IT솔루션 업체로 다시 태어났다. 국내 업체인 한글과컴퓨터도 썬 등 글로벌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제품군 확대와 컨설팅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처럼 IT업체들이 토탈 솔루션 회사를 지향하는 것은 고객의 다양한 욕구에 효율적으로 대응해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특정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컨설팅을 통해 비용절감과 정보보호 등의 여러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해줄 경우, 관련한 솔루션을 덧붙여 판매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는 것. 다양한 분야의 솔루션을 갖추게 되면 그만큼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게 되고 그만큼 고객사의 의존도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추세를 부추기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델 등도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등 IT 기업들의 토탈 솔루션 기업화 바람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토탈 솔루션 기업이 되려면 기존 사업과 새로 진출하는 사업의 균형을 잘 맞추고 건강한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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