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中企는 삼중고에 '비명'

주문량 급감·원자재값 상승에 금리인상까지…<br>운영비용 작년보다 30% 급증<br>금리 더 오르면 버틸 재간 없어 정책자금 확대 등 지원책 시급


부산에서 철강가공업체를 운영하는 K사장은 12일 아침 일찍부터 임원들을 긴급 소집해 대책회의를 열었다. 주로 조선업체와 건설업체에 물품을 공급해온 K사장은 예년에 비해 주문량이 절반 수준으로 격감해 경영위기에 시달려온 터에 이번에 금리까지 인상됨에 따라 회사를 꾸려갈 일에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원자재인 열연철판 가격이 연초 대비 30%가량 올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2년 전 생산라인 확충을 위해 은행권에서 빌린 20억여원의 차입금에 대한 이자 부담도 회사 경영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K사장은 "금리인상도 문제지만 이를 계기로 정부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돼 금융권에서 자금 회수에 들어가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경우 환율 및 원자재값 상승에다 금리인상까지 더해져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지표상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오히려 체감경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며 잔뜩 울상을 짓고 있다. 그나마 경기 훈풍도 전자나 자동차부품 등 일부 업종에 머물러 있을 뿐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아직 입구에도 들어가지 못했는데 왠 출구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이는 건설업이나 조선업 등 전후방 파급효과가 높은 업종이 어려운데다 납품단가 인하,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내외 경제변수가 중소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에 위치한 한 금형업체의 관계자는 "원자재인 특수강 가격이 연초 대비 15% 이상 오른 동시에 이번 금리인상 조치로 경영상 운영비용이 전년보다 30% 늘어난 셈"이라며 "이번 금리인상을 시발탄으로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른다면 더 이상 버텨낼 재간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경기회복기를 타고 양극화가 더 심화된다는 점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쏟아져나오고 있다. 경기도의 한 전자부품업체 관계자는 "굴지의 대기업들이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할 때마다 딴 세상 얘기를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며 "중소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기업들의 원가인하 압력으로 최악의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소기업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안정적인 거시경제 지표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은 원자재가격 상승, 판매대금 회수 지연 등으로 자금사정이 곤란한 업체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며 "특히 하반기 중소기업의 시설투자와 운전자금 등 자금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자금조달 전망은 갈수록 어려워져 정책자금 확대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기중앙회가 107곳의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경영환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 이상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최대 애로사항으로 꼽았으며 '세계경제 불안 및 경기둔화(38.3%)'에 대한 불안감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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