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정한 시범뉴타운 가운데 진척속도가 가장 더뎠던 왕십리뉴타운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청계천 일대 상인들과 주민들간의 갈등이 조율되면서 조합설립인가 및 정비구역지정 신청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일대 10만여평을 개발하는 왕십리뉴타운은 지난 2002년 10월 시범뉴타운으로 지정된 후 청계천 개통 등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지역내 상가와 주택 간의 이견으로 사업진행이 느렸다. 함께 시범뉴타운으로 지정된 은평ㆍ길음뉴타운은 이미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분양에 들어가는 단계다. 8일 서울시와 재개발조합추진위 등에 따르면 왕십리뉴타운 1, 2, 3구역 가운데 가장 사업속도가 느린 3구역은 지난 6일까지 주민들에 대한 정비구역지정 공람을 마친 뒤 조만간 정비구역 신청에 들어간다. 박천주 3구역 추진위 부위원장은 “조합 내부의 명의도용을 둘러싼 법적 문제가 늦어도 다음달 초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사업이 8개월 정도 늦어졌지만 오는 5~6월경이면 조합설립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업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2구역은 지난해말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동의 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다. 2구역 추진위 관계자는 “조합설립인가를 받는 대로 곧장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올해까지 행정절차를 마치면 이주ㆍ철거기간을 고려해 공사는 2008년쯤 시작할 것 같다”고 말했다. 1구역은 2구역에 이어 정비구역 지정을 기다리고 있다. 1ㆍ2구역은 현대산업개발, GS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 등 4개업체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될 전망이다. 서울시 뉴타운사업단 관계자는 “시범뉴타운 지정 당시 길음은 이미 재개발 승인이 난 상태였고, 은평은 토지를 수용하는 도시개발사업 방식이라 사업진행이 빠른 반면 왕십리는 도로변 상가의 재산권 행사 문제가 걸려 늦어졌다”며 “당초 계획했던 2008년 입주는 불가능하겠지만 주민들의 재산권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는 대로 행정적 지원은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