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래프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월간 리포트를 인용해 지난달 중국의 원유 수입량이 하루 681만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수개월 동안 중국의 경제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에너지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IEA는 이 가운데 140만배럴 정도가 비축유 확대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클 루이스 도이체방크 원자재 담당 헤드는 "중국의 비축유 담당 당국자들이 (자신들이 염두에 둔) 적정 가격대에 브렌트유 가격이 형성되면 전략적으로 원유를 사들이고 있다"며 "이는 구리 값이 톤당 7,000달러 아래에서 형성되면 곧바로 사들이려는 것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래프는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대러 추가 제재 및 남중국해에서의 긴장고조에서 비롯됐다며 "중국의 비축유 확대는 현재 1억6,000만배럴 수준인 비축 능력을 5억배럴까지 늘리기로 한 오는 2020년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원유저장 능력은 현재 수입량 46일분 정도에 불과해 미국의 209일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최소 안전기준(90일)에 비해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석유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이 유가상승에 대비해 공격적으로 비축확대에 나서면서 글로벌 수급 불균형을 가중시켜 원유 가격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