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그루지야사태' 美·러시아 대결로 비화

美 "그루지야 군사지원·러 경제 보복" 경고<br>러 "美, 그루지야·러 중 하나 선택해야" 압박


코카서스 지역이 중동에 이어 제2의 강대국 간 석유전쟁터로 비화하고 있다. 러시아와 그루지야가 평화중재안에 합의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듯하던 두 나라 간 전쟁은 미국이 그루지야에 대한 군사적 지원과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보복을 선언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계와 러시아의 정면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러시아는 그루지야의 영토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러시아에 휴전약속을 지키고 그루지야 영토에서 즉각 철군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그루지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해 군 수송기와 해군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혀 개입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구호물품을 실은 미 공군기와 선박을 그루지야로 보냈다고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정치ㆍ외교ㆍ경제 등 전분야에서 러시아를 더 이상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저지하고 G8 지위도 박탈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러시아도 이 같은 미국의 개입에 즉각 반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은 그루지야 지도부를 계속 지지할지, 아니면 이란의 핵개발 문제 등 국제 이슈와 관련해 러시아와 동반자 관계를 지속할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고 압박했다. 콘스탄틴 코사초프 러시아 하원 외교위원장도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한다면 그루지야 사태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AP통신은 이날 그루지야의 쇼타 우티아슈빌리 내무부 대변인의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 군대가 고리시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루지야 정부는 13일 러시아군이 남오세티아에서 약 25㎞ 떨어진 전략적 요충지 고리시에 진입하자 휴전협정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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