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라인의 개각이 임박한 듯하다. 당초 반기문 외교부 장관의 빈자리만을 우선 메우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이던 개각의 분위기도 다소 바뀌는 듯하다. 국방부 장관과 국정원장 인사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시기는 이르면 다음주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24일 “외교안보 라인의 인사에 대한 가닥이 조금씩 잡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취재를 시작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언론을 통해 인사에 대한 검증작업을 밟아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그 다음주에는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사의 분위기가 다소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교체 폭이 외교안보 라인이 아니라 외교부처로 한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었다. 외교장관 이후 다른 장관들을 인사하는 ‘순차적 개각’의 틀이 바뀔 수 있다는 뜻으로 외교라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 동시 개각을 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 셈이다.
우선 관심은 외교통상부 장관 인선인데 당초에는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이 매우 유력한 것으로 보였지만 갈수록 유명환 외교부 1차관의 승진 가능성이 부상하는 형국이다. 송 실장이 외교부 장관으로 옮길 경우 선배기수가 포진한 주요 대사직 등 대폭 물갈이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 후임 안보실장에는 안보위기를 감안해 국방부 출신 등 국방전문가가 기용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방부 장관도 교체대상이다. 윤광웅 장관은 지난 2004년 7월부터 2년 이상 재임한 외교안보팀 최장수 장관으로 중장기 국방계획을 마무리한데다 한미간 국방 현안도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를 마무리한 탓에 동시 개각이 단행될 경우 교체 가능성이 높다. 윤 장관 교체시 군 출신 인사가 기용될 경우 권진호 전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 김종환 전 합참의장 등이 거론된다. 민간인 출신을 발탁할 경우 유재건ㆍ장영달 열린우리당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 파악과 관련, 김승규 국정원장도 교체설이 나돈다. 윤 국방장관이 국정원장으로 옮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포용정책의 실패 여부와 관계없이 올 1월부터 재임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야당의 경질 요구에도 불구하고 유임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