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인도차이나 반도의 허브에서 금융 허브 꿈꾸는 ‘KRX’

KRX 49% 지분 출자한 LSX 내년 1월 개장 <br> 박호정 LSX 부이사장 “사회주의 국가서 경제 터닝 포인트 주도하는 데 큰 보람”

인도차이나 반도의 최빈국, 그러나 이 반도의 허브가 되고자 하는 나라 라오스. 이 나라의 수도 비엔티안 티(T)4 거리에 거대한 LED 전광판이 달린 유리벽 건물이 최근 생겼다. 단숨에 라오스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이 건물이 바로 한국거래소(KRX)와 라오스 정부의 합작품인 라오스증권거래소(LSX)다. 지난달 10일 공식 출범한 LSX는 내년 1월 11일 개장을 앞두고 현재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KRX는 LSX에 49%의 지분을 출자, 정보기술(IT) 시스템 등을 도입하고 제도를 직접 만드는 등 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KRX측 인사인 박호정 LRX 부이사장은 “사회주의 국가인 라오스에 자본 시장을 도입해 경제의 터닝 포인트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LSX를 글로벌 최초의 성공적인 합작 거래소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오스는 국가 내 가장 큰 기업의 연 매출액이 2,000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가난한 나라. 그러나 박 부이사장은 “인도차이나 반도의 주요 국가가 모두 인접해 있는 라오스의 지정학적 위치를 감안한다면 KRX의 진출은 라오스 1개국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태국과 베트남, 중국, 미얀마, 캄보디아 등 인도차이나반도 주요 5개국과 모두 지리적으로 맞닿아 있는 라오스 시장으로의 진출은 아시아 금융 허브를 꿈꾸는 KRX의 모토에 가장 적합한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 1월 개장에 맞춰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은 라오스전력공사(EDL)와 라오스 상업은행(BCEL), 두 곳. 여기에 LSX가 잠재적으로 추가 상장(IPO)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는 업체는 20여곳 정도다. 이들 모두가 국영기업들로 박 부이사장은 이 중 5~6개 기업을 민영화해 올해 내 상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박 부 이사장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캐피털 펀드(자본금)를 빨리 조성하기 위해선 국영 형태로 돼 있는 모든 기업 형태를 민영화하는 게 좋다는 것에 라오스 정부와 시각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태국과 중국, 한국계 증권사 등이 함께 하는 합작 증권사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정부가 정치적ㆍ경제적ㆍ문화적 의존도가 높은 태국이나 베트남, 중국 대신 우리나라를 합작 거래소의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는 뭘까. 박 부이사장은 “KRX를 아시아 중 가장 큰 성공사례로 생각한 것 같다”면서 “특히 의사 소통에 지장이 없는 태국 대신 한국이 선택된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회주의 체제에서 자본시장을 도입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은 일. 박 부이사장은 “이들 의식 저변에 깔린 사회주의적 환경이 녹록치는 않다”면서 “한국형 제도를 그대로 갖춰놓되 그 기능(function)은 기초적인 부분부터 충실히 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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