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중동사태 영향권에 들어선 우리 경제

중동지역의 정정불안에 따른 유가급등 속에 경상수지흑자 규모가 크게 줄고 기업체감 경기지수를 비롯한 주요 경기지표들이 잇따라 하락하고 있어 경제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석유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기업들의 원가부담이 높아지고 있어 경영계획에도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성장 목표치 5%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리비아 사태가 악화되면서 석유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두바이유는 최근 배럴당 110달러까지 치솟았다. 다행히 사우디가 증산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다소 주춤해지기는 했으나 중동사태가 확산될 경우 3차 오일쇼크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원자재와 농산물 가격 급등까지 겹쳐 지난 1월 경상수지흑자 규모가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2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흑자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1월 상품수지는 전달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해 흑자기조를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무역 부문뿐 아니라 국내경기도 영향권에 들어섰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326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 2ㆍ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108에 그쳐 4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중소기업의 1월 평균 가동률도 3개월 연속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리비아를 비롯한 중동사태가 단기간에 진정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해외 악재에 따른 충격도 점차 커질 가능성이 높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6일(현지시간) 제재결의를 채택했으나 카다피가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사태가 악화될 수도 있다. 튀니지와 이집트의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바레인에서도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20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을 무시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여건을 감안할 때 국제유가를 85달러로 잡은 올해 경제운용 계획은 물론 기업의 경영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태의 추이를 봐가며 필요한 경우 유가와 원자재의 안정적 확보를 중심으로 위기관리대책을 강구하고 전반적인 경제운용계획도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특히 3차 오일쇼크 가능성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대응전략도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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