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추가 비자금조성 확인땐 총수일가 수사 급류

■ 검찰, 현대오토넷 압수물분석

검찰이 현대오토넷에서 가져온 압수물 분석에 본격 착수함에 따라 현대차그룹 비자금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오토넷 압수물에서 추가 비자금 조성이 확인될 경우 총수 일가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토넷은 현대차의 후계구도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던 것으로 전해져 수사 진행에 따라서는 후계구도 과정의 문제점까지 파헤져 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토넷 수사에 대해 검찰은“글로비스와의 연장선성에서 비자금 부분이 오토넷 수사의 핵심으로 현재로서는 후계구도를 살펴볼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오토넷이 정의선 기아차 회장의 자금줄로 알려져 있는데다 합병 등을 통해 급성장하는 과정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검찰의 칼날이 비자금에서 멈출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검찰 관계자도 “압수물 분석이 끝나면 커질 수도 있다”고 말해 수사가 후계구도쪽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현재 검찰이 밝혀낸 현대차 비자금은 물류계열사인 글로비스 수사를 통해 드러난 150억 원 정도. 이주은 글로비스 사장의 구속영장에 적시된 69억8,000여만원과 비밀금고에서 찾아낸 70~80억원 등이다. 오토넷에서 비자금이 발견되면 현대차 비자금 규모는 수백억 원대로 늘어날 수 있다. 오토넷이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시기(지난해 7월)를 감안하면 오토넷에서 직접 비자금을 조성했을 확률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주목되는 시점은 오토넷이 올 2월 전장부품 계열사인 본텍을 흡수합병한 때. 본텍이 비자금을 이미 조성했거나 흡수합병 과정에서 만들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토넷이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되면서 비자금 조성을 맡은 계열사가 글로비스에서 오토넷으로 넘어갔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정의선 기아차 사장과 오토넷의 관계. 현재 정 사장은 오토넷 지분이 전혀 없지만 많은 인연을 맺고 있다. 지난해 7월 현대차가 독일 지멘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토넷을 인수한 두 달후 정 사장은 자신이 보유한 본텍 지분 30%를 지멘스에 모두 팔았다. 매각 차액만 500억원이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오토넷은 지난 2월 글로비스가 30% 지분을 갖고 있는 본텍을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합병하면서 글로비스의 가치상승에 기여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글로비스는 정의선 사장이 대주주여서 이런 일련의 과정이 의혹을 사고 있다. 때문에 오토넷 비자금 수사가 후계구도 과정으로 전선이 확대될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비자금만 놓고 보더라도 사용처 부분이 지금까지는 김재록씨를 통한 로비에 집중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비자금 관행에 비추어 볼 때 불법 정치자금이나 총수 일가의 ‘쌈짓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어 오토넷의 비자금 수사는 총수 일가 수사 여부를 결정짓는 중대 기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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