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교육의 틀을 바꿔라] <5·끝> 동북아 교육서비스 기지로

재정확충 길 터주고 '특화대학' 만들어야


싱가포르ㆍ중국ㆍ일본 등 아시아 각국이 저마다 아시아 교육서비스 시장을 겨냥, 교육개혁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30여년간 캠퍼스 부지 무상제공이라는 특혜까지 주며 세계적인 대학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대학의 규모를 키우고 특성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끝내고 질적 성장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동북아 교육서비스 허브국가’라는 꿈도, 야심도 품지 못하고 있다. ◇각국 “교육서비스 시장 선점” 경쟁 치열=싱가포르는 지난 98년께부터 교육서비스 부문을 물류에 이어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육성하는 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대학 유치계획(World-Class Universities)에 따라 미국 MITㆍ존스홉킨스, 프랑스 인시아드, 독일 뮌헨공대 등 12곳의 분교를 유치했다. 세계 유학생의 45%를 차지하는 아시아 학생을 유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전략으로 인사이드 유치 때는 30년 캠퍼스 부지 무상임대에다 4년 연구비 50% 제공과 재정보증까지 해줬다. 중국은 대학구조조정을 과감하게 시도해 92년부터 2002년까지 733개 대학을 합병, 288개로 줄였다. 일본은 2001년 도야마 아쓰코(遠山敦子) 문부과학상의 성을 딴 ‘도야마 플랜’으로 101개였던 국립대학을 2년 만에 89개로 통폐합하고 ‘국가기관’ 성격을 독립채산제 성격의 ‘법인’으로 바꿨다. ◇대학 재정확충의 길 열려야=세계적인 대학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조조정이 선결 과제다. 그렇지만 대학이 재정을 확충하는 길을 뚫어주는 작업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하버드ㆍUC버클리ㆍMIT 등 세계 최고 대학들은 등록금이 많은 만큼 장학금도 많다. 뿐만 아니라 대학이 기업을 운영하거나 펀드에 투자하고 기부금을 확충해 대학을 발전시킬 자금을 모으는 수준이 국내대학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공립대학은 전체 운용비용 중 정부부담이 51%에 이르고 사립도 16.4%에 이른다. 대학의 서비스 판매수익도 각각 22.2%, 21%에 달한다. 정부의 지원과 대학 자체 수입확보 노력이 엄청난 것이다. 교육과 관련, 우리 정부의 투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6%(세계 52위)로 세계 평균 5.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동북아 교육허브로 만들자=우리나라 산업은 제조업에서 서비스산업으로, 글로벌화된 첨단제조업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교육서비스 산업은 내수산업으로 실업자 구제에도 큰 역할을 하지만 우리나라 차세대 성장동력을 키워내는 밑거름이 된다는 점에서 동북아를 겨냥하는 세계적인 대학을 육성하자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권대봉 고려대 교육대학원장은 “한국에 오면 한국역사는 물론 중국사ㆍ일본사를 공부할 수 있도록, 영어뿐만 아니라 중국어ㆍ일어 등 동양 3국을 모두 들여다보고 공부할 수 있도록 3국의 지도자들이 강의하는 동북아 특화대학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백범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장은 “잘하면 우리나라가 잘하고 있는 반도체ㆍ조선ㆍ인터넷ㆍ통신ㆍIT 등 최고의 분야만이라도 해외 학생들이 몰려오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북아는 향후 10~20년 내에 물류통합ㆍ경제통합 등으로 한 나라처럼 연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이상 늦출 경우 우리의 생존과 미래를 놓쳐버릴 수 있다는 조바심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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