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구관이 명관

지난 수십년간 금융 분야에서 일하며 느낀 것은 복잡한 문제의 해답이 의외로 간단한 곳에 있다는 사실이다. 문제해결을 위해 새로운 논리와 이론을 연구하기보다는 오래된 경제학 원론 등을 펴보면 해답이 그곳에 있었다.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모든 재화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고 개인의 소유욕은 경제활동의 원동력으로, 이에 따른 경제활동은 궁극적으로 공공복지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또 개인의 경제활동은 국가가 간섭할수록 왜곡되거나 제약을 받게 됨으로써 정부는 작을수록 좋고 비용도 적게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의 경제정책을 어떤가. 18세기에 나온 고전 경제학 이론을 21세기 경제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으나 곱씹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부동산정책을 보자. 우리는 일관성 없는 정책을 통한 정부의 과도한 간섭으로 시장의 기본적인 법칙인 수요와 공급을 통한 가격형성을 방해하고 있다. 투기세력에 의해 가격이 왜곡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하나 치솟는 부동산 가격은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수요의 감소로 인해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미국 베벌리힐스는 누구나가 한번쯤은 살아보고 싶어하는 곳이다. 성공과 부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곳 부동산 가격은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높다. 베벌리힐스는 끊임없이 사람들의 노력과 성공을 자극한다. 미국의 경제정책 및 일반인들은 부자를 인정한다. 우리는 정반대다. 끌어내리고 끌어올려 평준화를 이루려고 하고 있다. 호주 등 사회주의 정책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에서는 고소득자에게 부과하는 과도한 세금과 저소득층에 지급되는 최상의 복지혜택으로 근로의욕이 상실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정부조직 비대화도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 외환위기 때 공공 부문 구조조정이 화두였다. 정부는 공공 부문 성공사례를 외국에서 배우고 구조조정안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지금은 어떠한가. 실업률 해소와 복지정책 강화라는 명분 아래 지난 몇 년간 공무원과 부처의 수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세계적인 추세와 반대로 가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과도한 공무원 조직은 결국 불필요한 정책을 만들고 예산낭비를 야기하게 된다. 실질 경제성장률 밑으로 떨어진 경제성적표와 4년간 공들이고도 결국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던 부동산정책에 대한 해답을 한번 간단한 경제원리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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