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크레디라인대부(웰컴론)가 해솔저축은행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대부업체의 숙원이었던 제도권 진입이 임박해졌다. 해솔과 함께 골칫거리 구조조정 대상이었던 한울저축은행은 호주계 페퍼저축은행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외국계 자금의 국내 진출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매각을 추진 중인 해솔·한울저축은행 인수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토종 대부업체 웰컴크레디라인대부와 페퍼저축은행을 각각 선정했다.
해솔이 예정대로 웰컴론에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팔리면 대부업체의 제도권 진출의 첫 사례가 돼 의미가 깊다. 해솔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6개의 본점과 지점을 두고 있으며 총자산은 지난 9월 말 기준 6,476억원이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 길을 터주면서 △대부잔액의 점진적 축소 △연 20%대 신용대출금리 체계 마련 등 까다로운 조건들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아프로파이낸셜그룹(브랜드명 러시앤캐시) 같은 대형 대부업체들이 매년 수백억원의 순이익이 나는 대부업을 사실상 포기하면서까지 저축은행을 인수할지에 의문을 던지는 시각이 많았다.
웰컴론의 저축은행 인수가 임박했지만 난관은 남아 있다. P&A 방식으로 저축은행을 인수하려면 모(母)저축은행이 필요한데 웰컴론은 자회사로 저축은행을 갖고 있지 않다.
웰컴론은 우선 금감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뒤 비로소 저축은행 설립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절차상 내년 2월께나 인수가 가능하다.
웰컴론에 이어 러시앤캐시도 19일 가교저축은행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가교 매물로 나온 저축은행은 예나래·예성·예주·예신 등 4곳이다.
한울의 경우 페퍼가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페퍼저축은행은 10월 호주계 페퍼사가 늘푸른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현재와 같이 이름을 변경했다. 한울은 금융위 승인을 거친 뒤 오는 27일께 영업정지 없는 P&A 방식으로 계약 이전된다. 현재 경기 안산과 분당에 각각 본사와 지점을 두고 있으며 호남 기반인 한울을 인수해 지점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페퍼·한울의 총자산은 각각 1,862억원, 2,735억원(9월 말)이다.
페퍼사의 저축은행 추가 인수로 외국 자본의 저축은행 시장잠식 논란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5일 SC저축은행·SC캐피탈 우선협상 대상자에 홍콩계 투자회사인 링스아비트리지리미티드(LAL)가 선정된 바 있다. LAL은 아시아에서 20년 이상 투자해온 홍콩계 전문 투자회사로 SC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외국계 사모펀드(PEF)가 저축은행을 가져가는 첫 사례가 된다.
지난달 신민저축은행의 대주주 취득승인이 결정된 SC로위·유일PE 컨소시엄에서 SC로위도 홍콩계 자금이다.
SC로위는 도이체방크 출신인 SC(정수천)씨와 로위 씨가 합작해 만든 홍콩의 증권사로 신민을 한국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본계 오릭스그룹의 오릭스저축은행은 11월 스마일저축은행을 영업정지 없는 P&A 방식으로 추가 인수했으며 조만간 사명을 OSB저축은행으로 변경한다.
이 밖에 일본계 친애저축은행은 솔로몬·HK저축은행의 채권을 사들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