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설 곳 좁아진 여배우 '단체 주연'이 답이네

써니' 스타급 없이 여성 14명 등장… 개봉 일주일만에 100만 관객 돌파<br>출연료 남자 톱 배우 1~2명 수준… 제작비 절감 측면서도 큰 효과<br>250만명 동원한 '위험한 상견례'도 연기파 배우 대거 등장 작품 더 빛나

한국 영화계에 여배우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단체 주연’이 여배우들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4명의 여성들이 공동 주연한‘써니’는 충무로의 우려와 달리 개봉 1주만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위험한 상견례

지난 해 남성 주연의 영화가 쏟아지며 '구직난'에 시달렸던 여배우들이 최근 '단체 주연' 영화에 힘입어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지난 4일 개봉한 영화 '써니'는 무려 14명의 여성들을 단체 주연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스타급 배우 한 명 없는 이 작품에 충무로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지만 개봉 일주일만인 지난 11일 관객 100만명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를 이끌고 있다. 덕분에 영화에 출연한 신인배우 심은경과 강소라 등은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지난 3월 개봉해 관객 250만명을 동원한 영화 '위험한 상견례'역시 '단체 주연'영화다. 이시영ㆍ송새벽을 주연으로 내세우긴 했지만 김수미ㆍ백윤식ㆍ김정난ㆍ박철민 등 연기파 배우들이 함께 출연해 주연을 뒷받침한다. 아직 단독 주연을 내세울 만한 티켓 파워를 갖지 못한 이시영과 송새벽의 부족함을 연기파 조연 배우들이 채워주면서 스토리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는 게 영화계의 분석이다. 최근 몇 년 간 충무로에는'남성 주연'의 영화가 주류를 이뤘다. 지난해의 경우 '아저씨(원빈)', '의형제(송강호ㆍ강동원)', '이끼(정재영ㆍ박해일)', '포화 속으로(권상우ㆍ최승현)', '황해(김윤석ㆍ하정우)'등 남성배우 중심의 영화가 대거 등장해 극장가를 점령했다. 그동안 한국 영화계의 트렌드가 '스릴러'였던 점도 남성 중심의 영화가 쏟아진 배경이었지만 여배우 가운데 단독 주연으로 티켓파워를 발휘할만한 톱스타가 없다는 점도 악순환의 이유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능성 있는 신인 배우들뿐 아니라 톱 여배우들도 설 자리를 잃었다는 하소연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단체 주연' 영화가 쏟아지며 기존 여배우들을 '재발견'하는 동시에 신인 여배우들의 '가능성'까지 찾을 수 있게 됐다. 영화 '써니'의 경우 강형철 감독이 연기력을 기준으로 과감하게 신인을 대거 기용했고 투자사나 제작사도 이를 믿고 지지해준 덕이 컸다는 게 영화계의 전언이다. 특히 '써니'는 14명 주연 배우들의 출연료를 모두 합쳐도 남성 톱 배우 한 두명의 출연료 수준에 불과해 제작비 절감 측면에서도 큰 효과를 거둔 셈이다. 영화 '써니'의 투자를 맡은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단체 주연을 통해 능력 있는 신인 배우를 발굴하면 배우들에게도 기회가 되고 그렇게 성장한 배우는 충무로의 중추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써니'와 '위험한 상견례'뿐 아니라 이 같은 '단체주연'의 흐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종옥ㆍ김갑수ㆍ유준상ㆍ서영희ㆍ박하선 등이 주연으로 나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개봉 3주일만에 관객 30만명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고 엄정화ㆍ김해숙ㆍ류현경이 공동 주연을 맡아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마마'역시 다음 달 2일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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