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자의 눈] 어설픈 코스닥 실적 전망공시

“올해 어느 정도의 실적을 달성하겠다”는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의 다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올 들어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을 공시한 기업은 모두 78개사에 달한다. 한달 평균 10개가 넘는다. 특히 지난 해 같은 기간 총 62개사가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들어 실적 목표치를 공시한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늘었다. 코스닥 업체들이 투자 지표를 투자자에게 미리 알린다는 점에서 실적 전망치를 공시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연초 핑크 빛 전망을 제시한 뒤 그 만큼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할 시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공시가 약이 아닌 독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스닥시장 넘버 2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울반도체의 경우, 지난 1월27일 올해 1조3,500억원의 매출액과 2,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가 3개월 만에 실적 전망 수치를 크게 낮춰 주가에 큰 타격을 받은 바 있다. 한 때 4만원선을 넘어서던 주가는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치를 수정하자 현재 3만원대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에 이르렀고,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도 크게 줄어 시총 2위 자리를 수성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코스닥시장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최근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한숨도 길어지고 있다. 특히 원인이 코스닥시장 신뢰성 추락에서 찾는 목소리가 높다. 연이은 퇴출과 횡령ㆍ배임 혐의 발생 등으로 투자의 기본인 신뢰성이 무너지며“더 이상 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 쌈짓돈을 투자하겠느냐”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뢰성의 추락이 투자자 이탈로 이어지고 있는 셈으로 유가증권시장과는 달리 코스닥지수가 올해 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추락하는 코스닥시장의 해결책은 하나다. 바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상장사들이 부풀리기가 아닌 자사 신뢰를 고려해 적정한 실적 전망치를 제공하고 또 그 만큼의 성과를 낼 때 투자자들의 시선은 다시금 코스닥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다. 지금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투자자를 현혹시킬 핑크 빛 전망이 아닌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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