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최근 경기도 안양에 거주하는 80대 고객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70년대 후반에 구입한 금성사 에어컨을 기증하고 싶다는 전화였다. LG전자 직원이 전화를 걸어온 김정환(81)씨를 직접 찾아가 확인해본 결과 제품은 경남 창원공장에서 생산한 첫 번 째 에어컨 모델이었다.
LG전자는 6일 창원 생산 첫 제품이 35년 만에 다시 창원 공장으로 돌아온 사연을 공개했다.
기증자 김 씨는 “20년 전 서울 방배동에서 경기도 안양으로 이사할 때 에어컨도 이전 설치했는데 당시도 15년이나 된 에어컨이어서인지 금성사 연구소 직원 한 명이 직접 찾아와 ‘혹시 사용을 안 하시게 될 때 연락주시면 수거해 가겠다’며 명함을 건넨 것이 생각나 LG에 연락한 것”이라고 기증 배경을 전했다.
LG전자가 기증받은 에어컨은 GA-120모델로 금성사가 부산 동래공장에서 창원으로 이전한 후 생산한 제품이다. 77년 첫 생산된 GA-120 모델은 창문에 설치하는 에어컨으로 유선리모컨이 처음 채택됐고, 온도와 풍량 조절이 가능하며, 고성능 에어필터와 환기스위치가 적용된 제품이다. 정격전압은 220V, 무게는 60kg이다.
기증받은 제품 측면에는‘금성 룸 에어콘디쇼너’라고 적혀있으며 제품설명과 주의사항, 가격 등이 적힌 스티커도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거의 훼손되지 않고 제대로 부착돼 있다. 제품의 당시 소비자가격은 269,980원으로 70년대 후반 대기업 사원의 월급이 10만원 정도이었음을 감안하면 굉장히 고가다. 특히 김 씨가 기증한 제품은 일부 녹이 슨 것 외에 비교적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실제로 가동해보니 냉방력도 여전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김 씨는 “이 에어컨은 사용하는 동안 단 한번도 고장난 적이 없었다”며 “그 에어컨만 틀어놓으면 온 집안이 선선하게 된다. 35년간 참 고맙게 잘 사용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에어컨을 기증한 김 씨에게 감사의 표시로 최신형 에어컨을 전달했다. 기증받은 에어컨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한 LG전자 창원2공장에 역사 자료로서 전시할 계획이다.
조주완 LG전자 AE사업본부 가정용에어컨사업부장 상무는 “금성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LG전자와 휘센 에어컨을 사랑해주시는 고객님들께 마음속 깊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객님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세계 최고 품질과 기술력으로 세계 1등 에어컨을 생산하는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LG전자는 지난 1968년 국내 최초의 창문형 룸 에어컨 GA-111 생산을 시작으로 지난 2008년에는 에어컨 생산 1억대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