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양성애자라고 주장하는 남성들은 실제로는 대부분 동성애자이며 단지 자신의 성 정체성을 확신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세상에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 판이 5일 미국 및 캐나다 학자들의 연구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과 캐나다 중독 및 정신건강센터 연구진은 101명의 남성을대상으로 한 실험 끝에 자신이 양성애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동성애자거나, 이성애자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려 양성애가 과연 분명하고도 안정적인 성적 성향인지 의심해 온 많은 사람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지그문트 프로이드와 앨프릿 킨제이 등 저명 학자들이 양성애적 성향이 존재함을 인정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양성애자로 믿고 있지만 연구진은 최소한 남성에게 있어서는 진정한 양성애 성향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최신호 사이컬로지컬 사이언스에 실린 보고서에서 주장했다.
이들은 자신을 양성애자라고 믿는 남성들에게 남성과 여성의 이미지를 각각 보여주고 이들의 발기 정도를 측정한 결과 이들은 둘 중 하나의 성, 그 중에서도 주로남성에게만 흥분을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체 남성의 1.7%를 차지하는 양성애자들에 관한 기존 연구들은 이들이 말로 표현하는 욕구와 신체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번 연구는 이런종류로는 가장 규모가 큰 것이다.
연구진은 광고를 통해 모집한 젊은 성인 남성 101명들을 상대로 이들의 성적 욕구에 따라 이성애자는 0로, 동성애자는 5~6으로, 양성애자는 중간으로 분류하고 각자를 밀폐된 방에 놓아두었다. 이들 중 33명은 자신을 양성애자로, 30명은 이성애자로, 38명은 동성애자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에게 각각 여자와 남자만 등장하는 성애 영화를 보여주고 이들의 발기상태를 측정한 결과 동성애 남성들은 남성의 이미지에 반응한 반면 여성에게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이성애 남성들은 여성에게만 반응하는 예상대로의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스스로를 양성애자라고 밝힌 그룹은 남녀 모두에게 끌린다는 자신들의 말과 신체적 반응이 일치하지 않았고 이들 중 4분의3은 남성에게 끌렸고 나머지는 이성애자들의 반응과 구분하기 어려운 반응을 보였다.
연구를 주도한 노스웨스턴 대학의 제럴프 리거는 "동성애거나, 이성애거나, 양성애이거나 관계없이 조사대상자들은 하나의 성에 다른 성에 비해 4배가량 끌리는현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 조사대상자 가운데 약 3분의1은 영화를 보면서 성적으로 크게 흥분하지 않았지만 이것이 조사의 전반적인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