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 남아공에서 끝난 제3회 여자월드컵 골프대회는 '한국1위가 세계1위로 통한다'는 것을 입증했으나 샷 기술 뿐 아니라 골프 룰면에서도 철저한 학습이 필요하다는 숙제를 남겼다. 이를 위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소속 선수 재교육에 더욱 힘써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김영(27)과 신지애(19ㆍ하이마트)가 호흡을 맞춘 한국팀은 남아공 선시티의 게리 플레이어 골프장(파72ㆍ6,466야드)에서 끝난 이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더블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기록,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로 3위에 랭크 됐다.
우승은 9언더파 279타를 쳐 대회 신기록(7언더파)까지 갈아치운 파라과이가 차지했고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낚은 미국이 한국에 1타 앞서 2위가 됐다.
한국팀은 최종일 눈부신 분전을 펼쳤다. 미국 투어 5년차에 접어드는 김영은 관록을 발휘, 합계 언더파 기록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국내 무대를 평정했던 신지애는 더 돋보여 현지 중계 해설자로부터 "10대 소녀 실력으로 믿기 어렵다"는 찬사를 이끌어 냈다.
2번홀을 시작으로 8번홀에서 4m쯤 되는 쉽지 않은 버디를 낚았고 9번홀에서는 그린 밖에서 칩 인 버디에 성공, 갤러리들의 갈채를 받았다. 물론 파4의 17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는 등 아직 부족한 점이 보였으나 이제 프로 2년차의 신예인데다 국내 무대에만 주력해 왔던 점을 고려하면 성공적인 세계 무대 데뷔 전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두 선수는 이 대회를 통해 한국 선수들에게 숙제를 남겼다. 2라운드 첫 홀에서 로컬 룰을 숙지하지 못해 2벌타를 받았던 해프닝이 비단 김영과 신지애 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 한국 골퍼들이 샷 연습에만 몰두, 룰은 물론 매너나 플레이 매니지먼트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 투어에서 룰 위반으로 벌타를 받는 경우도 많았다. 주로 문제가 됐던 것은 슬로우 플레이지만 이번 대회처럼 로컬 룰 위반도 적지 않다는 것이 투어 측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로컬 룰은 영어로 게시되기 때문에 선수들의 영어 교육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이에 따라 협회 차원에서 보다 철저한 선수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골프는 개인적인 운동으로 선수 개개인이 룰과 매너 등을 습득해야 하지만 협회가 앞장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 매년 실시하는 정기 세미나 외에도 별도의 학습 프로그램을 실시, 소속 선수 교육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